감초같은 1분… 팬심 훔치는 드라마 에필로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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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 직후 더해지는 팬서비스 영상… 스토리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팬 성화에 ‘모아보기’ 코너까지 신설… PPL 소화하는 방편으로도 활용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1회 에필로그 장면. 짧은 추가 영상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감정과 과거를 묘사하는 에필로그가 드라마 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KBS 제공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1회 에필로그 장면. 짧은 추가 영상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감정과 과거를 묘사하는 에필로그가 드라마 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KBS 제공
“앞면이면 받아주고 뒷면이면 안 받아준다.”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여자 주인공 은봉희(남지현)가 남자 주인공 노지욱(지창욱)의 마음을 받아줄지 말지를 두고 자신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동전을 돌리는 장면. 30초 길이에 불과한 이 동영상은 네이버 TV캐스트에서 25만 번 재생을 기록했다. 극중 봉희와 지욱의 ‘밀당’을 둘러싼 봉희의 속마음을 사랑스럽게 표현해 팬들에게 본방송보다 더 큰 호응을 받았다.

최근 드라마 본방송이 끝난 직후 더해지는 에필로그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30초∼1분 남짓한 에필로그 영상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숨겨진 과거사를 통해 드라마 스토리를 더욱 다채롭게 하는 감초 역할을 한다. 팬들은 잘 만들어진 에필로그 추가 영상을 제작진의 ‘팬 서비스’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처럼 간접광고(PPL)를 넣기 어려운 메디컬 드라마의 경우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며 코믹하게 PPL을 소화하는 방편으로 활용한 사례도 있다.

‘수상한 파트너’의 에필로그는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제외됐다가 ‘에필로그 영상을 추가해 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이어지면서 홈페이지에 ‘에필로그 모아보기’ 별도 코너까지 신설됐다. 제작팀 관계자는 “음반의 ‘히든 트랙’과 같은 추가 영상을 만들어 보자는 얘기가 나와 제작하게 됐다”며 “촬영이 까다롭지 않아 제작팀 분위기도 즐거워지고 시청자들에게는 팬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에필로그 영상은 스토리 전개상 넣기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나 과거를 재치 있게 설명하는 효과도 있다. KBS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에서 조석(이광수)이 웹툰 작가가 된 계기도 에필로그를 통해 드러난다. 그가 그린 만화를 보고 행복하게 웃는 여자친구 애봉이(정소민)가 그런 사례다.

KBS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가 에필로그를 활용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고동만(박서준)과 최애라(김지원)의 청춘을 그리며 20, 30대 젊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이 드라마는 동만-애라의 어린 시절 에필로그를 통해 친구와 ‘썸’을 오가는 이들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묘사한다. 이건준 CP는 “에필로그를 적절히 활용하면 불필요한 묘사 없이도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며 “현재 모습과 다소 다른 동만의 어린 시절 성격 등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드라마 에필로그#드라마 쌈 마이웨이#에필로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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