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시진핑이 꿈꾸는 ‘新실크로드’ 일대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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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의 모든 것/이창주 지음/288쪽·1만7000원·서해문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전략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어떤 개념인지 단번에 와 닿지는 않는다. 용어 자체만 보면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줄인 ‘일대(一帶)’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줄인 ‘일로(一路)’를 합친 말로, 중국에서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연결해 사회간접자본과 무역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대당성세’(당나라의 치세)를 다시금 구현한다는 게 중국의 목표다.

이웃한 중국이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국내에는 정보가 많지 않다. 이 책은 일대일로에 대한 기초적인 용어 설명부터 중국의 추진 배경, 현황을 차근차근 짚어간다. 전체적으로 3개 층으로 나뉜 중국 지형을 통해 일대일로의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각종 보고서를 뒤져 일대일로 개념의 시발점을 찾아가는 식이다.

현재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과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저자는 일대일로가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자 시진핑과 리커창, 장가오리 등 일대일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중국 지도부의 연설문뿐 아니라 정부 보고문, 관련 기사를 참고해 책을 썼다. 저자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국제사회에 제안함으로써 유라시아, 아프리카, 환인도양 공간 위에서 연계성을 전개하며 중국의 바둑집을 확보하고, 이런 유리한 조건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바둑 대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에서 전문성은 느껴지지만 대중적인 느낌은 덜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먼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한국에 일대일로가 미칠 영향과 구체적인 대책까지 제시하기 때문이다. “한국 주도의 다자개발은행을 설립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협력을 통한 한국식 금융·융자 플랫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거나 “4자회담과 6자회담을 병행해 동북아시아 내 공공경영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 등이 대표적인 해법이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일대일로의 모든 것#이창주#시진핑#일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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