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간명한 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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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9단 ● 탕웨이싱 9단
8국 7보(102∼114)

알파고는 백 2로 우변 흑을 계속 공격한다. 흑 3에 참고 1도 백 1로 두는 게 더 강력한 공격이다. 바깥 탈출이 막힌 흑 대마는 참고 1도 흑 4, 6으로 두면 살 순 있다. 하지만 우상 귀 흑 진에 뒷문이 열린 셈이어서 흑이 괴롭다. 알파고는 유리해진 형세를 의식한 듯 백 4, 6으로 두텁게 두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실전 백 8, 흑 9는 서로 당연한 곳이다. 여기서 알파고의 작전이 주목되는데 백 10으로 젖혀 활용 수단을 노린다. 그런데 흑 11 때 백 12가 검토실 기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웬만한 프로기사라면 백 12 대신 참고 2도 백 1로 붙여 가는 맥을 구사한다. 흑 2, 4로 받는 것은 백 7까지 흑이 당한 모습이다. 여러 변화가 있지만 모두 흑이 당하는 형태다.

하지만 알파고는 하수처럼 백 12, 14로 우직하게 밀어간다. 왜 그럴까. 알파고는 복잡한 것이 싫었던 것이다. 실전처럼 두면 외길 수순이 이어진다. 유리할 때는 간명한 길을 택하는 알파고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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