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막 올리는 연극 ‘메디아’… 복수·사랑·고통 등 담긴 작품
헝가리 유명 연출가가 각색-연출
연극 ‘메디아’ 간담회에 참석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 진태옥 패션 디자이너, 이혜영 배우, 알삺디 로베르트 연출가(왼쪽부터). 국립극단 제공
“여자, 엄마, 인간 그리고 배우로서 제 인생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연극 ‘메디아’에서 주인공 메디아 역을 맡은 이혜영은 13일 서울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배우로서 일생일대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24일 막이 오르는 이 작품은 메디아가 모든 걸 바쳐 사랑한 남편 이아손이 크레온 왕의 딸과 결혼하기로 하자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이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가 썼다.
이 씨는 “복수를 위해 자식까지 죽이는 이 끔찍한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지 두려움이 컸지만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사랑, 고통, 복수 등 메디아의 모든 것이 온전히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아손 역은 하동준, 메디아를 돕는 이웃 나라의 왕 아이게우스 역은 남명렬, 크레온 역은 박완규가 맡았다. 사랑을 나누거나 잔인한 장면이 있어 19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각색과 연출은 헝가리의 유명 연출가인 알푈디 로베르트 씨가 맡았다. 알푈디 씨는 “‘메디아’는 복수뿐 아니라 사랑과 고통, 책임과 관계를 다룬 이야기”라며 “이는 현대인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적인 배우를 좋아하는데 이혜영이라는 배우가 딱 그렇다”고 덧붙였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씨가 생애 처음으로 연극 의상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진 씨는 세계적 패션 컬렉션인 프레타포르테 파리에 1993년 한국인 최초로 참가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메디아’ 극본을 15번이나 읽었다는 진 씨는 “메디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 검은색으로 고통과 분노를 표현했고, 그녀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식을 죽일 때는 붉은색 저지 소재로 힘없이 늘어진 드레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2014년 부임했을 때부터 가장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김 예술감독은 “배우, 서사, 개념 중심의 연극을 하겠다고 했는데 ‘메디아’는 이 세 가지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말했다. 24일∼4월 2일, 2만∼5만 원.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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