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스타 공무원의 조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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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 A 실장만큼 예술인을 도운 공무원은 없어요.” 공연계 인사가 최근 이런 말을 건넸다. 뜻밖이었다. 블랙리스트 파문 탓에 도매금으로 욕먹는 문화체육관광부 아닌가.

 A 실장은 공연계에서 ‘스타 공무원’으로 통한다. 문체부 예술국을 거쳐 간 공무원 가운데 유독 공연장을 자주 찾았고, 뒤풀이 자리에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민간예술단체일수록 법적 행정적 테두리 내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계에서 그를 공무원이 아닌 예술인의 일원으로까지 여기는 이유다.

 A 실장이 호인(好人)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인사 운’도 크게 작용했다. 블랙리스트 광풍이 불던 2014∼2016년 그는 미국 내 한국문화원장으로 일했다. 동료들이 공무원이 아닌 ‘직장인’으로 살아갈 때, 해외에서 소나기를 피했다. 블랙리스트 업무를 담당했던 한 공무원의 고백이 떠오른다. “상사에게 이의 제기를 해도 윗선의 뜻이라며 아무도 나서주지 않았어요. 당장 관두지 못하니 따라야 했죠.” 어디 문체부뿐이랴….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문체부#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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