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원 “우리만의 ‘신체 행동’ 연극 인정받아 기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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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상 받은 강량원 극단 동 대표

 “동아연극상에서 연출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베서니’가 작품상과 연기상 등 3관왕에 올라 정말 뿌듯합니다.”

 연극 ‘베서니’로 제53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로 선정된 극단 동(動) 강량원 대표(53·사진)는 들뜬 목소리로 “다른 극단과 차별화된 ‘신체 행동’이란 방식으로 연극 작업을 계속해 온 것이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1999년 창단된 극단 동은 분절된 배우들의 움직임을 나열하고 연결해 의미를 전달하는 독특한 연극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말하는 ‘신체 행동’이란 과연 뭘까. 그는 “우리의 행동은 생각과 인식 속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하지만 극단 동은 우리가 처해 있는 구조와 세계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이를 작품 속에 녹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베서니 작품에 대해 “연출과 연기를 분리하지 않고 단원 전체가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고민했다”며 “모두가 작품의 창조자라는 마인드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서니를 통해 우리가 처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려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작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진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대출로 인해 집을 잃고 딸의 양육권을 빼앗겨 분노하는 인물의 모습에서 한국 사회의 이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관객들과 해법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자본주의 문제로 인한 인간성 상실의 해결 방법은 찾기 어려웠다”며 “그 과정에서 슬픔과 분노라는 감정이 더욱 크게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3관왕을 차지한 비결을 묻자 그는 “관객이 작품 속 등장인물의 슬픔과 불쌍한 처지 등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감각을 많이 사용했다”며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조명과 미술팀 등 모두가 땀 흘린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희곡 대신 주로 소설이나 스크립트를 연극으로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작품은 원작 희곡을 번역해준 작가가 관객과 극단 동이 잘 교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베서니#동아연극상#강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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