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 대형마트 배경으로 다양한 사회문제 풍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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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삼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

김규삼 작가의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 네이버 제공
김규삼 작가의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 네이버 제공
 배경은 경기 봉황시에 위치한 대마그룹의 천리마마트.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데다 장사가 너무 안 돼 현지 재래시장의 상인회로부터 상권을 위협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상까지 받았다. 대마그룹 직원들에게 ‘유배지’라 불리는 이곳에 정복동 이사가 좌천된다.

 또 다른 주인공은 천리마마트의 문석구 점장. 그럴듯한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직이 쉽지 않자 ‘눈을 낮추라’는 세간의 조언에 따라 천리마마트 입사에 성공한다. 하지만 입사 한 달 만에 상사 3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졸지에 점장이 된다.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정복동과 문석구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유발하는 황당무계한 에피소드가 중심이다. 좌천 인사에 복수심을 품은 정복동은 6개월 내로 천리마마트를 망하게 만들어 대마그룹에 큰 피해를 주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에 문석구는 첫 직장인 천리마마트를 살려보려고 발버둥친다. 망치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의 오묘한 하모니가 펼쳐진다.

 천리마마트 ‘폭망’ 프로젝트를 위해 정복동은 외국인 노동자, 무능한 예술인, 폭력배, 고아 소녀, 불량학생 등 사회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을 채용한다. 정복동의 갖은 권모술수에도 직원들은 의외의 성과를 달성하고 천리마마트는 ‘대박’을 친다.

 뜬금없는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되 허를 찌르는 사회 비판에 능한 김규삼 작가의 장기를 유감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부패한 기업과 침묵하는 사회가 합작한 부조리한 시스템을 개그처럼 다루면서도 은근슬쩍 던지는 메시지가 제법 묵직하다. 네이버스토어에서 완결본을 볼 수 있다. ★★★★☆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규삼#웹툰#쌉니다 천리마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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