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을 처음 보는 시골마을 사람들…‘흑인 의사’의 프랑스 정착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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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칸 닥터’ 포스터
‘아프리칸 닥터’ 포스터
'아프리칸 닥터'는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인 말리고몽으로 이주한 콩고 출신 의사 세욜로의 정착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흑인을 본 적 없는 이 시골마을 사람들은 세욜로 가족에게 자신들의 무지와 차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들은 어떻게 흑인이 의사일 수 있느냐는 의심에 찬 눈초리를 세욜로에게 노골적으로 던지는 것. 아뿔싸. 콩고에서 대통령 주치의까지 마다하고 가족들을 위해 이 북부마을로 넘어온 세욜로는 고독감과 당혹감을 느낀다.

그러나 세욜로와 그의 가족들은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적응하다보면 조금씩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으면서 웃음을 되찾는다. 영화는 다문화와 다양성이 갓 뿌리내리는 1975년 프랑스 시골마을의 변화를 따뜻한 유머로 감싼다.

이 영화는 프랑스의 유명개그맨 카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에서 세욜로의 아들로 나오는 배우가 바로 카미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말리고몽에서 고군분투하며 적응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노래를 만들었는데 이게 감독 줄리앙 람발디의 연출을 만나 영화로 재탄생됐다.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은 의사마저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상황은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변두리에 속한 사람조차 또 다시 변두리와 주변을 나누는 모습도 우리네 상황과 비슷하다. 이들이 조금씩 차이를 좁히면서 이해하는 과정이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아프리칸 닥터는 프랑스 현지 박스오피스에서 56만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차별과 편견, 그에 따른 서글픔을 이야기하면서도 영화는 우리는 모두 휴머니즘을 가진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독특한 유머 코드를 통해 일깨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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