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中 ‘주교서품’ 합의… 수교 청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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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교황청이 中추천후보 인정” 중국내 지하교회 거센 반발 예상

 교황청과 중국 당국이 중국 내 가톨릭 주교 임명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르러 1951년 이후 단절됐던 양측의 외교 관계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주교가 될 후보를 제시하면 교황청이 이를 택하는 방식으로 양측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바티칸은 또 중국이 제시한 후보군에 마땅한 인물이 없으면 새 후보 추천을 요구할 수 있고 후보들을 철저하게 조사할 권한을 가진다.

 중국의 가톨릭 인구는 최소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이 임명한 8명의 주교가 있지만 교황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3명은 교황청으로부터 파면당한 인물들이다.

 교황청이 1951년 대만을 중국의 합법 정부로 승인한 이래 중국과 교황청은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관계 복원을 위한 물밑 접촉에 나섰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취임한 후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차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으며 그동안 인권 문제 등 중국의 민감한 상황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황청이 중국이 내세운 인물들을 주교로 임명할 경우 그동안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으면서 활동을 이어왔던 지하교회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처벌과 투옥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교회를 유지해 왔던 이들은 ‘중국 당국이 결국 승리했고 교황청이 본인들을 배신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당국과 교황청으로부터 동시에 버림받은 지하교회의 법적, 종교적 위치도 애매해진다. 이런 반발 움직임에 대해 소식통은 WSJ에 “교황청 협상팀은 협상안에 만족하지 않지만 그나마 현 단계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교황청#주교서품#월스트리트저널#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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