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나 잡아 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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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9단 ● 박정환 9단
58기 도전 4국 12 보(118∼131)

우변 백말이 꼼짝 못한 채 흑 진에 갇혀 숨을 거뒀다. 그 대가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프로기사끼리의 대국에선 좀처럼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백 18이 조한승 9단의 마지막 승부수. 좌하 흑 두 점을 공략해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하면 승부도 끝난다.

백 22, 24는 좋은 수순. 흑 25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반발했다간 승부가 미궁으로 빠진다.

흑은 29까지 백이 하자는 대로 다 받아준다. 유리해서 고분고분 받아도 상관없다는 점도 있지만 힘을 비축하는 측면도 있다.

백 30으로 흑은 하변에서 두 집을 낼 수 없는 상황. 이제 중앙으로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중앙 흑이 두터워 탈출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참고 2도 흑 1로 한 칸 뛰면 흑 7까지 중앙 흑과 쉽게 연결한다. 박정환 9단 눈에는 이 그림이 불만이다. 그의 젊은 피는 이런 안정적인 수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흑 31로 비튼다. 마치 ‘나 잡아 봐라’ 하는 식이다. 백 A로 나와 끊으면 곤란해 보이긴 하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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