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도 설레게한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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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과의 협연 대성황

15일 공연에서 조성진(왼쪽 앞)이 지휘자 얀 파스칼 토르틀리에와 함께 서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15일 공연에서 조성진(왼쪽 앞)이 지휘자 얀 파스칼 토르틀리에와 함께 서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정말 기대돼요. 성진이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서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공연 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옆에 있던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도 “꼭 듣고 싶었던 연주”라고 말했다.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22)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협연은 세계적인 연주자는 물론이고 국내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한껏 모은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 티켓(2400석)은 지난해 11월 티켓 오픈을 하자마자 판매가 완료됐다. 공연 전까지 티켓 거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원래 1만∼7만 원짜리 표가 최고 50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찍 매진된 탓에 2월 국내 공연과 달리 이날 공연장 주변에서 암표상들은 보이지 않았다.

공연을 앞두고 유니버설뮤직은 조성진의 사인이 담긴 CD 앨범과 노트, 연필 등의 상품을 판매했다. 준비해둔 CD 250장이 순식간에 동났고, 300개씩 구비된 다른 상품들도 모두 팔려 나갔다. 서울시향이 준비한 프로그램 북 330부도 모두 팔렸다. 평소 서울시향 정기공연 때 팔리는 수량의 두 배 수준.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클래식 연주자 관련 상품 판매 자체가 이례적인데 폭발적인 호응은 더 놀랍다. 11월 나올 조성진의 새 앨범에 맞춰 상품들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조성진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자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보내는 관객이 많았다. 조성진은 앙코르 곡으로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5번 ‘사라방드’를 들려줬다.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한 30여 명은 공연장 로비에 서서 폐쇄회로(CC)TV로 중계되는 연주를 시청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는 “1악장에선 쇼팽의 열정을 보여줬고, 2악장에서는 차가운 슬픔을 적절한 선에서 보여줬다. 3악장은 전체를 그리는 안목이 돋보였다. 예전보다 타건(건반 두드리기)이 한결 간결하고 명징했다. 약간 피곤해 보였지만 확실히 더 성숙했다”고 평했다.

1부 조성진의 연주가 끝난 뒤 2부 공연에서는 빈 객석이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많은 관객이 조성진의 연주만 듣고 귀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지휘자 얀 파스칼 토르틀리에의 지휘 아래 서울시향이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했다.

공연이 끝나고 조성진의 사인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안전사고 등의 우려로 막판 취소됐다.

조성진은 내년 3월까지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연주회를 연다. 클래식 관계자는 “국내 기획사, 교향악단 등이 조성진의 공연을 유치하려고 하지만 일러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조성진#서울시향#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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