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 기능, 사람 몸안에 들어올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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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인터넷’ 출간 마이클 린치 교수

“인터넷을 통해 얻은 단편적이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지식이 진리라고 믿는 태도가 극단주의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올랜도에서 벌어진 총기 참사는 극단화되고 있는 사회의 슬픈 단면입니다.”

인식론 분야의 석학인 마이클 린치 미국 코네티컷대 철학과 교수(사진)는 ‘인간 인터넷’(사회평론) 출간을 기념해 1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인간 인터넷’을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안으로 편입된 시대라고 정의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시대가 지나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예견했다.

“은유가 아니라 실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인간의 뇌에 전극을 꽂아 인터넷에 접속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터넷을 통한 지식에 의지하면서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지식만을 받아들임으로써 열린 태도도 사라져 민주주의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너무나 많이 알고 있지만 세상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 시대의 역설입니다.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요구하고 스스로도 이를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인터넷의 도움 없이 정보를 찾아보거나 그런 경우 어떤 방법이 가능할지 상상해보는 훈련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당연하게 여긴 것에 의문을 갖게 되고 ‘진짜 지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앎의 방식입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인간 인터넷#마이클 린치#올랜도 총기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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