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전 대본 처음 접하고 눈물 펑펑… 완벽한 ‘아르까지나’ 선뵐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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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갈매기’로 4년만에 무대 오르는 배우 이혜영

이혜영은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세 차례 수상한 연기파 배우다. 그는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항상 연극 무대를 그리워한다”며 “‘갈매기’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아르까지나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혜영은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세 차례 수상한 연기파 배우다. 그는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항상 연극 무대를 그리워한다”며 “‘갈매기’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아르까지나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배우 이혜영(53)이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갈매기’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갈매기는 여배우 아르까지나와 그의 연인인 소설가 뜨리고린, 아르까지나의 아들 꼬스차와 연인 니나의 엇갈린 삼각관계를 그렸다. 이 작품에서 이혜영은 아르까지나 역을 맡았다. 2012년 연극 ‘헤다 가블러’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지 4년 만의 무대 복귀다.

연극계는 그에게 여러 차례 ‘러브 콜’을 보내왔다. 4년 전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섰던 헤다 가블러는 명동예술극장 측이 세 번이나 찾아가 제안했다. 이번 작품도 네 번의 거절 끝에 그가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헤다 가블러 때에는 명동예술극장 측에서 ‘이혜영 씨가 출연하지 않으면 저희는 이 작품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어요. 이번 작품은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제게 그러더군요. 연극계에서 여배우로서 자리매김 하려면 갈매기의 아르까지나를 반드시 연기해야 한다. 당신은 무대가 잘 어울린다고요. 그 말에 또 넘어갔죠. 호호.”

이혜영이 갈매기의 대본을 처음 접한 건 연출가 김광림 덕분이었다. “1994년 배우 유오성 씨와 함께 김광림 연출의 연극 ‘집’이란 작품에 출연할 때였어요. 김 연출이 제게 갈매기 4막의 니나 독백을 제 대사로 극에 집어넣었죠. 이를 계기로 갈매기 대본을 받아 읽었는데, 읽자마자 침대에서 펑펑 울었어요. 감동적이었죠.”

이후 수차례 그에게 갈매기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모두 니나가 아닌 다른 역할이었고, 그래서 매번 거절했다. “근데 저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이번에 다시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을 읽는데 아르까지나만 보이더군요. 엄마이자 여배우로 아르까지나의 처지 등에 더 몰입하게 됐죠.”

연극 ‘갈매기’의 포스터는 귀족풍 드레스를 입은 그의 모습만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뒤로 남자 배우의 모습이 담기긴 했지만 카리스마를 지닌 이혜영의 모습만 오롯이 눈에 들어온다. 4년 전 헤다 가블러 포스터 역시 이혜영의 독사진을 사용했었다.

이혜영은 “헤다 가블러 포스터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면 갈매기 포스터에선 우아하고 매혹적인 매력이 담겨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완벽한 아르까지나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기존에 갈매기를 보신 분이 많지만 이혜영의 갈매기는 새로운 느낌일 거예요.”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연극 갈매기#이혜영#아르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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