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한-프랑스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문화교류 행사의 한국 총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장(57·사진)을 30일 서울 성북구 원장실에서 만났다. 지난 30여 년간 양국의 문화교류에 앞장서 프랑스 사정에 밝은 그는 예술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공모를 통해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원장을 지냈다.
―이번 문화교류 행사에 어떤 공연 등을 준비했나.
“전통 엘리트 공연인 종묘제례악부터 시작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퓨전공연, 양국 스태프가 협업한 공연, 일상에 녹아드는 가벼운 이벤트까지 200여 개의 다양한 공연 및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프랑스에서 ‘연초(年初)에 보자’는 말은 9월에 보자는 뜻이다. 연초인 지난해 9월부터 현지 휴가기간인 7∼8월까지 프랑스인의 리듬에 맞춰 1년 내내 한국의 모든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3월부터 진행 중인 ‘한국 내 프랑스의 해’를 통해 기대할 만한 부분은….
“이미 한국에서 프랑스 문화는 많이 알려졌다. 이를 보다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공연을 광주, 통영 등 지방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프랑스도 문화수준만 높은 나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이번 교류를 통해 경제, 산업적으로도 매력적인 프랑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상호교류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정부 주도의 이벤트성, 일회성 해외 행사는 그간 많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교류가 이뤄지는, 준비 기간이 충분했던 행사는 거의 처음이다. 프랑스는 각 극장이 직접 작품에 투자해 책임감을 갖고 공연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5년의 준비 기간 동안 300여 명의 프랑스 전문가가 한국에 다녀가 우리의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했다. 또 그들이 직접 엄선하고 개런티를 지불해가며 현지에 우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공연 횟수가 느는 작품이 생기는 건 고무적이다. 이렇게 쌓은 양국 각 분야의 ‘인맥’은 이후에도 문화협업을 하는 데 자양분이 될 거다.”
―앞으로 ‘한류’는 어떻게 가야 할까.
“케이팝, 드라마를 뒷받침할 여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 한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케이팝에 ‘미치면’ 결국 온 가족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아빠는 한국소설, 엄마는 한국 클래식처럼 자기 취미에 맞춰 접근한다. 그렇기에 특정 분야뿐 아니라 여러 콘텐츠가 해외로 뻗어가며 현지인에게 녹아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교류가 한류를 전파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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