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되는 뮤지컬 ‘뉴시즈’. 19세기말 뉴욕을 배경으로 신문팔이 소년들이 대형 신문사에 맞서 파업을 벌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에서 ‘음악’은 흥행의 키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배우의 대사 대부분이 뮤지컬 넘버(노래)의 가사로 전달되는 데다, 그 멜로디는 극의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5월까지 무대에 오르는 주요 대형 뮤지컬의 음악을 짚어봤다. ‘마타하리’의 김문정, ‘뉴시즈’의 원미솔, ‘위키드’의 양주인 음악감독이 도움말을 들려줬다. 와일드혼이 빚은 서정적인 ‘마타하리’
29일 세계 초연된 창작뮤지컬 ‘마타하리’의 넘버는 세계적인 뮤지컬 음악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다. 그의 장기인 대중성과 감미로움이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김문정 감독은 “쉬운 멜로디가 많아 대중적인 느낌이 크다”며 “특히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일명 ‘지르는’ 넘버들이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특히 주인공 마타하리가 부르는 ‘예전의 그 소녀’와 ‘마지막 순간’의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예전…’은 프랑스 물랭루주 최초의 스트립 댄서인 마타하리가 화려한 모습 이면에 숨겨온 불행한 과거를 아르망에게 고백한 뒤, 아르망에 대한 설렘과 사랑의 감정을 말하는 곡이다. 김 감독은 “와일드혼이 작곡할 때 한국 초연 배우들의 성향을 파악한 뒤 작곡했다”며 “옥주현의 폭발적인 성량이 도드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2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1577-6478
전설적인 이중간첩의 삶을 다룬 뮤지컬 ‘마타하리’의 주인공 옥주현. EMK 제공
‘떼창’의 힘을 보여주는 뮤지컬 ‘뉴시즈’의 넘버
4월 국내에서 아시아 초연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시즈(Newsies)’는 19세기 말 뉴욕을 배경으로 신문팔이 소년들이 대형 신문사에 맞서 파업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주연 외에도 16명의 신문팔이 소년들이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 뮤지컬 넘버에서도 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이른바 ‘떼창’이 많다.
원미솔 감독은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의 음악을 맡았던 앨런 멘켄이 작곡가인데, 편곡이 세련돼 한국 관객이 듣기에 친숙하다”고 말했다.
원 감독이 꼽은 대표 넘버는 ‘Seize the day’이다. 신문사의 배급료 인상에 분노한 뉴스보이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만들어 파업하기로 결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넘버다. 원 감독은 “노래도 강렬하고 신나지만 격렬한 안무가 많아 ‘뉴스보이들이 파업하다 죽는 게 아니라 춤추고 노래하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의 노래”라고 말했다. 4월 12일∼7월 3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 원, 1588-5212 동화 같은 신비로운 음악 ‘위키드’
5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시작해 7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작품이다.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 이야기를 그린 ‘위키드’의 넘버는 대부분 경쾌하고 파워풀하다.
양주인 감독이 꼽은 위키드의 주요 넘버는 미국 드라마 ‘글리’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한 엘피바의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iavity)’와 글린다의 ‘파퓰러’(Popular), 2막 막바지 엘파바와 글린다가 서로 화해하며 부르는 ‘널 만났기에(For good)’이다.
양 감독은 “‘중력을 벗어나’의 경우 세계적으로 리메이크가 많이 돼 가장 대중적인 곡이지만 작곡가가 노래 초반부 멜로디를 원작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오버더 레인보’의 리듬꼴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초록마녀 엘파바는 팝 발성을 기본으로 하지만 사랑스러운 공주 ‘글린다’는 팝 발성과 성악 발성을 번갈아 가며 소리를 낸다. 극과 극의 발성을 동시에 내다 보니 곡을 소화하기에는 글린다의 곡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다. 대구공연은 5월 18일부터 6월 19일까지 대구계명아트센터, 서울공연은 7월 12일부터 8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6만∼14만 원,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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