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인터랙티브 박람회장 한국관을 찾아 손으로 ‘30(주년)’을 그린 휴 포리스트 총감독(왼쪽)과 제임스 마이너 총감독. 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매년 3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에서 열리는 콘퍼런스 겸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는 전 세계 지역 축제의 귀감이 됐다. 올해 30주년을 맞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를 각각 인터랙티브(첨단기술 및 스타트업)와 뮤직(음악) 부문 기조연설자로 참석시키며 그 정점을 찍었다.
SXSW의 성공을 이끈 두 주역, 휴 포리스트 SXSW 인터랙티브 총감독과 제임스 마이너 SXSW 뮤직 총감독을 현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원래 백악관에 2분짜리 30주년 축하 동영상 촬영을 의뢰했는데 뜻밖에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을 원했다. 슈퍼 화요일(미국 대선 후보 윤곽이 드러나는 투표일) 이튿날(이달 2일)에야 백악관에서 확정 통보가 와 부랴부랴 의전을 준비했다”면서 “30년간 인디(소규모 독립) 정신을 지켜온 노력이 보답받은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SXSW는 1987년 오스틴 시내에서 50개 인디 음악 팀의 공연 축제로 시작했다. ‘쿨한 사람들이 모여 격의 없이 소통한다’는 입소문 덕에 각 분야의 젊은 기업가와 예술인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음악 팀은 세계 2000여 개 팀으로 늘었고 기술 산업과 영화(필름 부문)로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2007년 트위터가 이곳에서 각광을 받으며 세계화됐다. 2009년 포스퀘어, 2015년 미어캣도 그랬다. 현재 SXSW는 10일간 공식 참가자 수만 7만 명에 달한다.
포리스트는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인디 정신, 작은 연결에서 큰 것이 나온다는 믿음이 SXSW의 핵심”이라고 했다. “오스틴 시민사회가 우리의 기반입니다. 운영체계, 콘퍼런스 주제, 패널 선정까지 매년 4000종에 달하는 열린 제언을 거기서 청취합니다.” 그는 “‘21세기 소통 기술로 시민 참여를 어떻게 끌어낼까’ 하는 대통령의 연설 주제는 우리 축제의 핵심을 꿰뚫은 것”이라고 했다.
마이너는 “행사의 비대화·상업화와 인디 정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매년 높아지는 도전 과제”라고 털어놨다. “인재 발굴과 세계 음악시장 조망에 맞춘 초점을 흔들지 않는 게 목표입니다.”
‘케이팝의 밤’ 같은 행사를 중시하는 것 역시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 팀들은 음악가와 엔터테이너의 요소를 절묘하게 겸비했습니다. 영국 음악이 한국인들을 만족시키듯 미국과 세계 역시 한국 음악의 독창성에 끌리리라 봅니다.”
대통령까지 모신 이 축제, 내년부터는 식은 죽 먹기 아닐까. 둘은 먼 산을 봤다. “저흰 정부지원금을 한 푼도 안 받는 인디 회사입니다. 오스틴과 대화할 겁니다. 답은 늘 거기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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