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옛말에 담긴 속깊은 지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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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자라면서 자주 듣던 말이다.(결혼한 여성들은 ‘어른’ 대신 ‘여자’라고 바꿔 남편에게 말하기도 한다.) 어릴 때는 고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질 때가 있다.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 옛글 나들이’(한희철 지음·꽃자리)는 우리 속담 197개를 정리했다. ‘어머니는 살아서는 서푼이고 죽으면 만 냥이다’는 눈물겹다. 자식들 챙기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 어머니가 철없던 시절에는 초라하게 보이지만 어머니가 떠난 후에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분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이요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다’는 걱정 없는 사람은 없다는 걸 절묘한 운율로 표현했다. ‘천리 길에는 눈썹도 짐이 된다’는 비우는 삶을 강조한다. 오랜 세월의 경험과 생각이 곰삭은 말은 정겹고 포근하다. 다가온 봄처럼.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옛말에 담긴 속깊은 지혜#청계천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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