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작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기사는 숱하게 나왔다. 2009년에는 국내 미술계의 위작 시장 이야기가 영화로도 제작됐다. 위작을 그리는 방법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번에도 그저 닮은꼴 사건과 수사가 반복되다 잊혀질 뿐일까. 미술품 감정 전문가들은 “상황이 심각하다. 결론을 깨끗이 내고 갈 수 있을지 여부는 이우환 화백의 판단과 선택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섰다. 동아일보DB
국내의 베테랑 미술품 감정 전문가는 20∼30명 정도다. 한국화랑협회의 미술품감정위원회 운영위원을 지낸 최병식 경희대 미술학부 교수는 “경험과 수련으로 쌓은 안목에 90% 이상을 의존하고, 나머지 10%의 판단을 위해 재료 분석 등 기계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송향선 한국미술품감정협회 감정위원장은 “과학적 분석을 병원에서 X선 찍는 일에 비유한다면 진위 감정은 의사가 진단을 내리는 일과 같다”고 설명했다. 재료 분석을 통한 객관적 비교 데이터 구축에 치중하는 전문가도 있다. 24년 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감정에 참여했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은 “안료 성분을 분석해 작가의 시기별 작업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미술품 감정이 이론의 여지없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전에 작품의 시장 가치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위작 의혹’의 쳇바퀴만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채 끝없이 돌아가는 형국이다. 최병식 교수는 “유럽에는 수천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감정사 조합이 있다. 오직 한 작가만 평생 연구하는 전문가가 수두룩하다. 감정 결과에 대한 보험 등 효율적인 체계가 잡혀 있다”고 말했다.
작품의 정확한 진위 감정을 위해서는 작가 개인사에 대한 상세한 지식, 재료와 기법에 대한 통시적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 스페셜리스트 감정가가 없는 국내 상황에서 믿고 기댈 것은 작가 스스로 참여해 만든 전작 도록뿐이다. 한 공립미술관 대표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은 갤러리나 미술관이 보유했거나 경매에 나온 것이라도 진품이라고 확신할 근거가 없다. 작가가 생전에 전작 도록을 남기고 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한국 현대미술 시장의 장기적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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