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읽으니… 감탄사가 저절로” 아모스 오즈 박경리문학상 수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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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제5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우창 심사위원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수상자 아모스 오즈,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 토지문화재단 제공
24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제5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우창 심사위원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수상자 아모스 오즈,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 토지문화재단 제공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고 있는데 ‘세상에’, ‘맙소사’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대작을 쓴 작가의 업적을 기린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하게 돼서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제5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76)는 24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 20세기 중반에 다시 태어난 나라라는 것, 전쟁과 고통스러운 압제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은 닮았다”면서 “방한은 처음인데 (한국이) 집처럼 편안하다”고 밝혔다.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과 박경리문학상위원회, 강원도, 원주시,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박경리문학상은 박경리 선생(1926∼2008)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올해 수상자인 오즈는 소설 ‘나의 미카엘’과 ‘블랙박스’, ‘여자를 안다는 것’ 등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실존적 고통을 탐색해 왔다. 그는 평화운동단체인 ‘피스 나우’를 설립하는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운동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오즈는 이날 수상소감에서 “작가가 해야 할 의무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도구 상자인 언어가 오염될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경보를 울리는 일”이라면서 “사람들이 어떤 민족적 혹은 종교적 집단 또는 그 외의 다른 집단을 ‘쓰레기’ 또는 ‘암적 존재’ 혹은 ‘서서히 다가오는 위협’에 비유하여 이야기할 때 작가는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는 자신이 상상 속에서 다른 사람이 되는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기에, 그에게는 필시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설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할 의무가 있기도 하다”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된다는 것은 반드시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그와 의견을 같이하라는 말도 아니지만, 나는 항상 원수와 타협하는 길을 모색해 왔으며 내 구호는 ‘전쟁이 아닌 사랑을’이 아니라 ‘사랑이 아닌 평화를’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우창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은 축사에서 “오즈의 작품에서 독자들은 오늘날의 이스라엘을 움직이는 여러 세력들을 의식하며, 서로 대결하고 합류하는 이 힘들 가운데서 인간적 진실에 이르고자 하는 인물들의 노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대사, 원창묵 원주시장, 소설가 오정희 씨,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참석했다. 오즈는 27일 오후 2시 연세대 학술정보원에서 박경리문학상 수상작가 초청강연회를 연다.

원주=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토지#아모스오즈#박경리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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