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염원 담아…한국시인협회 ‘DMZ, 시인들의 메시지’ 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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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튼실하게 여문 펑매실을 따고, 안동 소주 넉넉히 따라 부어 매실주를 담그느니, 북녘의 시인이여, 올가을엔 남녘, 북녘 시인 너덧 명, 개다리소반 마주하고 잔을 치켜 올리세,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이건청 시 ‘매실주를 담그며-북녘의 어느 시인에게’ 중)

최근 한국시인협회가 비무장지대(DMZ) 철책선에 남북시인의 시가 걸리길 기원하며 평화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시집 ‘DMZ, 시인들의 메시지’(문학세계사)를 출간했다. 지난해 봄 고 김종철 전 회장은 시인 124명과 함께 경기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을 넘어 DMZ 일대 주요지역을 답사했다. 김 전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문정희 현 회장과 강은교 김형영 오세영 시인 등 267명이 시를 썼다.

유안진 시인은 ‘DMZ’에서 “넘어가고 넘어오는/산그림자 바람의 그림자도/이 철조망에 걸려서 허리가 꺾어진다”며 분단의 아픔을 표현한다. 허형만 시인은 ‘녹슨 철조망에 달맞이꽃은 기대어 피고’에서 “그러나 우리 슬퍼 말자/그리움은 희망을 낳는 법/손 내밀어 따뜻이 손잡고/발 디뎌 발목이 시리도록 내달릴/그리하여 마침내 어루얼싸 하나가 될/그날이 우레처럼 오리니”라며 희망을 노래한다.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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