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음악축제 첫날 무대에 오르는 노르웨이의 피아니스트 케틸 비에른스타드(왼쪽)와 기타리스트 테리에 륍달.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2004년부터 매년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야외 음악축제로 꼽힌다. 섬의 풍광과 가을 정취, 다채롭게 구성된 국내외 정상급 음악인의 공연이 어우러지면서 음악 팬과 소풍족의 구미를 꽉 잡았다. 10년간 누적 관객 수가 144만 명(주최 측 추산)인 이 페스티벌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로 지정했다.
제11회 페스티벌(3∼5일·4만5000∼9만 원·1544-3800)은 첫날과 둘째 날 티켓이 매진됐다. 가을, 섬, 재즈가 하나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겠다는 이들 덕분이다. 52개 출연진을 들여다보며 음악전문가들에게 ‘놓치면 후회할 이 시간, 그 무대’를 묻고 따져봤다.
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은 파키토 드리베라&트리오 코렌테를 먼저 찍었다. 첫날 오후 8∼9시 ‘재즈 아일랜드’(자라섬 내 가장 큰 무대)에 서는 쿠바 출신의 66세 색소폰·클라리넷 연주자 드리베라와 브라질 출신 3인조에 대해 김 편집장은 “특히 클래식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현대적인 클라리넷 4중주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날 오후 5시 40분부터 ‘재즈 아일랜드’의 두 시간은 가을 감성의 꼭짓점이다. 노르웨이의 피아노 연주자 토드 구스타브센(44)이 이끄는 쿼텟(4인조)은 서정의 극단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의 “저녁 어스름이 밀려오는 시간대에 가을 그림자가 길어지는 속도의 연주로 가슴에 밀려들 것”이란 말을 책임질 만하다. 이어 같은 무대에 오르는 도미닉 밀러(54·영국)는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1993년·스팅)의 가슴 뜯는 기타 선율의 주인공. 밀러에 대해 김희준 엠엠재즈 편집장은 “이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셰이프…’를 비롯한 스팅의 곡도 몇몇 연주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음악을 잘 몰라도 위로받을 수밖에 없는 연주”라고 극찬했다.
‘재즈여, 뽕짝보다 덜 신나라’는 법 없다. 미국 펑크(funk)와 솔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1933∼2006)의 색소포니스트로 유명한 머시오 파커(71)는 둘째 날 ‘재즈 아일랜드’ 오후 8∼9시 무대에 불붙인다. 두 김 편집장은 “신나는 춤판으로 객석을 완전히 뒤집어버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입장권이 없어, 너무 멀어 섬에 닿기 힘들다면 대안이 있다. SBS 파워FM에서 4일 오후 6∼8시 이 축제를 생중계한다. 이날 오전 9∼11시에는 전야제(2일) 공연 실황을 녹음 방송한다. 5일 서울에서 열리는 팻 메스니 유니티 그룹 내한공연(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6만6000∼16만5000원·02-563-0595)을 택하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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