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 껴안고 기도하는 ‘약자들의 수호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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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1년 맞는 프란치스코 교황… 남북 화해와 평화 수차례 강조

올해로 78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으로 헌신과 겸손을 몸소 실천해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는 물론이고 비(非)신자들에게까지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3월 제266대 교황에 선출된 교황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대부분의 전임 교황들과는 달리 1936년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가정의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노동자 계층’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에 열정을 쏟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기경 시절 모국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를 이끌면서 운전기사가 딸린 전용차 대신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자신의 식사를 손수 만들어 먹었던 청빈한 생활은 지금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소탈한 행보는 교황이 된 후에도 이어졌다. 교황은 호화로운 교황 관저 대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다. 지난해 11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경섬유종을 앓아 얼굴이 온통 혹으로 뒤덮인 중년 남자를 거리낌 없이 껴안고 기도하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놀라움을 던졌다. 당시 그의 옆에 있던 보좌진은 “교황은 남성의 병이 전염될 수 있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망설임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교황은 지난해 ‘하느님은 신을 믿지 않는 이들도 용서하는가’라는 한 무신론자 언론인의 공개 칼럼 형식의 질문에 “진심과 뉘우치는 마음을 갖추면 신의 자비는 한계가 없다”며 “신앙이 없어도 양심에 따르면 된다”고 밝혔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교황을 ‘201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미국 남성잡지 에스콰이어는 지난해 12월 교황을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로 뽑으며 “수수한 옷차림이 가톨릭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교황은 한국에도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3월 19일 즉위 이후 남북한 화해와 평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했다. 다만 낙태, 동성애, 여성사제 서품 등을 반대한다는 점 때문에 보수주의자의 면모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남북화해#평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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