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결국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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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약속 못지켜 머리숙여 사죄”… 중앙종회 의장 출신 보선스님과 경합

지난해 조계종 일부 승려의 도박 파문 이후 사실상 불출마를 약속했던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사진)이 10월 10일 치러지는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4년 임기의 총무원장은 1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지만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지금까지 현직 총무원장이 연임한 적은 없었다. 자승 스님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하지 않고, (불출마)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맺은 사람이 풀고, 처음 시작한 사람이 그 끝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조계종의 새 역사를 쓴 소임자로 기억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막다른 골목에서 살길을 만난다’는 뜻의 ‘절처봉생(絶處逢生)’이란 표현도 썼고,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자승 스님이 주도해온 종단 내 최대 모임 불교광장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스님을 총무원장 후보로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로써 이번 선거는 자승 스님과 무량·무차·백상도량 ‘3자 연대’의 지지 속에 출마를 선언한 중앙종회 전 의장 보선 스님(대흥사 회주)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자 등록기간은 18∼20일이다. 금오 스님의 뜻을 잇는 금오문도회 일부의 지지를 얻어 출마의 뜻을 밝힌 전 포교원장 도영 스님, 자승 스님이 출마하면 함께 후보로 나서겠다고 공언해온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의 후보 등록 여부도 관심사다.

2009년 제33대 선거는 종단 내 계파들의 합의 추대 형식으로 진행돼 자승 스님이 91.48%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변수가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자승-보선 스님 간 지지세가 비슷한 데다 일각에서는 자승 스님의 불출마 약속 번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파란도 예상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종#자승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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