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블링블링 브로치 화려한 컴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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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yle이 제안하는 맞춤코디법

무채색의 포멀한 의상도 브로치를 만나 화려하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올가을의 대세는 ‘블링블링’ 브로치다. 모델=탁화영 김시진 (DCM) 헤어·메이크업=바이라
무채색의 포멀한 의상도 브로치를 만나 화려하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올가을의 대세는 ‘블링블링’ 브로치다. 모델=탁화영 김시진 (DCM) 헤어·메이크업=바이라
브로치는 청동기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가장 ‘인간적인’ 장신구인 셈이다. 재봉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옷을 몸에 제대로 고정시키기 위해 사용됐을 브로치는 장신구로 변신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캐주얼 스타일이 패션계의 대세를 이루면서 브로치를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브로치가 다시 화려하게 컴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로 코앞에 닥친 올가을부터다. 이번 가을겨울을 겨냥해 열린 해외 패션쇼 무대에선 이미 감지되고 있다. 화려한 느낌의 브로치를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한 모델들이 ‘블링블링’ 스타일을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힘차게 런웨이를 누볐다.

최근 국내에서 브로치 패션의 ‘트렌드세터’는 박근혜 대통령으로 꼽힌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브로치를 즐겨 착용하면서 중장년층 여성은 물론이고 20, 30대 젊은층까지 부쩍 브로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게다가 올가을에는 남성복에서도 가느다란 옷핀을 활용한 브로치 트렌드가 감지된다. 정장 단춧구멍에 꽂는 장식인 ‘부토니에’가 주요 액세서리 중 하나로 부각된 것이다. 옷핀 위에 작은 열쇠나 깃털, 민속적인 느낌의 옷감 조각을 매치한 부토니에는 이미 국내 멋쟁이 남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브로치의 귀환을 두고 ‘고령화시대’의 영향인지, ‘클래식 패션’의 컴백인지 굳이 묻거나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불황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이 작지만 화려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가슴 위 오브제로 옮겨간 건 본능에 가까운 선택이니까.

2013년 가을 버전의 브로치 패션은 굳이 가슴 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방, 스카프, 심지어 스니커즈 위까지 정복한 브로치 패션을 A style이 짚어봤다.

메달처럼 과감하게 주렁주렁… 스니커즈-가방에도 내려앉다

올가을겨울 여성 액세서리 트렌드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대담함’이다. 일상에 지친 여성들에게 금메달 은메달이라도 주렁주렁 달아주고 싶었을까. 디자이너들은 일제히 올림픽 메달을 연상케 하는 화려하고 큼직한 목걸이를 선보였다. 머리 장식 역시 진주나 유색 보석을 활용한 화려한 디자인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러한 액세서리 트렌드의 영향으로 브로치 역시 예년보다 훨씬 화려하고 대담해졌다.

로베르타카발리는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편 듯한 모양의 브로치를 양쪽 쇄골이 시작되는 부위에 매치해 연출했다. 오스카드라렌타는 로맨틱한 꽃 모양의 브로치를 ‘V’ 형태로 깊게 파인 드레스에 접목했다. 명치 부위에 달린 조신한 느낌의 브로치 덕에 섹시함보다는 우아한 분위기를 낼 수 있게 됐다. 여성 모델에게 남성 스타일의 정장 슈트를 입힌 디스퀘어드2는 슈트의 양쪽 칼라에 크리스털 재질로 ‘블링블링’하게 반짝이는 브로치를 각각 착용한 뒤 양쪽 브로치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줄을 달아 색다른 장식 효과를 냈다.

A style의 올가을 브로치 패션 제안은 ‘다다익선(多多益善)’. 하나만 덩그렇고 외롭게 다는 대신 여러 개를 매치해 색다른 느낌으로 연출해보자.

●Formal
[1] 깔끔한 블랙 원피스 차림이라면 목 주변에 여러 개의 브로치를 달아 브로치가 마치 원피스의 장식 요소인 것처럼 보이게 연출할 수 있다. 브리프케이스나 클러치도 브로치로 꾸밀 수 있다. 단, 소재가 가죽이라면 브로치의 핀을 꽂기 어렵기 때문에 가방의 소재나 디자인을 신경 써서 골라야 한다.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원피스는 마인, 구두는 나인웨스트. 클러치는 듀엘. 클러치 위 브로치 역시 듀엘, 스타일러스, 토스(왼쪽부터 시계 방향).

[2] 무채색의 티셔츠도 화려한 브로치로 ‘환생’시키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견장을 달 듯 양쪽 어깨 위에 브로치를 살짝 얹어 연출한다. 브로치의 색감은 통일하되 디자인은 각기 다른 것으로 매치하는 게 세련돼 보인다.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의상은 마인, 구두는 브루노말리, 클러치는 라빠레뜨. 클러치 위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스타일러스, 스타일러스(왼쪽부터 시계 방향)

●Casual

[3]
밀리터리 스타일의 캐주얼 재킷에는 브로치를 아낌없이 ‘주렁주렁’ 달아보자. 우아한 디자인의 브로치도 함께 모아 놓으면 발랄한 느낌으로 변신할 수 있다. 머리에 쓰는 헤드 스카프에도 포인트로 브로치를 활용할 수 있다. 브로치는 스톤헨지(왼쪽 위), 스와로브스키(가운데가 체인으로 연결된 날개 모양과 마름모꼴 모델), 러브캣비쥬(뜨개바늘 모양 2개). 스카프 위 브로치는 스타일러스. 의상은 지바이게스.

[4] 깔끔한 데님 소재의 원피스에는 느낌이 정반대인 클래식한 디자인의 브로치를 활용해보면 어떨까. 평범한 목걸이에 브로치를 달아 DIY(Do It Yourself)형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다. 스타일리스트가 소장한 체인형 목걸이에 브로치를 매치하고 주머니 위에도 소형 브로치 2개를 달아 여성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의상은 더틸버리.

●Dressy
[5] 브로치의 변신은 무죄. 평범한 디자인의 검은색 긴 목걸이 위에 화려한 브로치를 달았다. 짧은 목걸이는 펜던트 부분이 브로치다. 분리하면 브로치로, 합치면 목걸이로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스와로브스키 제품. 원피스는 드민.

[6] 소녀적인 느낌의 의상 위에는 역시 귀여운 감성이 살아있는 브로치를 매치하는 것이 어울린다. 나비처럼 날아갈 듯한 흰색 블라우스의 양쪽 깃 부위에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다.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의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Point
[7] 스카프와 핸드백도 브로치를 만나 ‘페이스오프’할 수 있다. 스카프의 매듭 부위에 브로치를 매치하는 것은 기본적인 스타일링법. 핸드백의 어깨끈 위에도 브로치를 달아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블라우스는 비지트인뉴욕, 스카프 위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가방끈 위의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위)와 스타일러스.

[8] 치렁치렁 길게 늘여 착용하는 게 멋스러운 진주목걸이도 브로치로 장식할 수 있다. 의상이 가죽 또는 고가 소재라면 자석 기능이 있는 브로치를 활용하는 게 좋다. 옷감을 사이에 두고 금속 재질의 고정판이 서로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자석 브로치는 라우드무트, 크리스털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원피스는 JJ지고트. [9] 스니커즈에 브로치를 얹는 기발한 발상은 팝스타들에게서 받은 영감에서 비롯됐다. 캐주얼한 스니커즈가 단숨에 럭셔리하게 변할 수 있지만 분실엔 유의하시길. 스니커즈는 포니. 브로치는 스와로브스키.

[10] 비니의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된 브로치는 토스, 스와로브스키와 스톤헨지, 러브캣비쥬(왼쪽부터).

글=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사진=김덕창 포토그래퍼(studio 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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