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조앤 롤링, 추리작가로 몰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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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필명으로 쓴 ‘뻐꾸기의 외침’… 출간 2달만에 롤링 정체 탄로나

“사람들이 소설을 구매하는 기준은 작품성일까, 아니면 작가의 브랜드일까.”

정답을 찾기 힘든 이 질문에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소설가 조앤 K 롤링(48·사진)이 새로운 실험을 했다. 4억 부 이상 팔린 해리포터 시리즈로 성경 이후 최대의 베스트셀러라는 기록을 세운 소설계의 대스타가 자신을 완전히 숨기고 익명으로 소설을 펴낸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4월 30일 출판돼 영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간 범죄추리소설 ‘뻐꾸기의 외침(The Cuckoo's Calling)’이 롤링이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13일 보도했다. 당초 출판사는 영국 육군 헌병대에서 수십 년 동안 복무했던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이 소설의 저자라고 소개했다. 450쪽 분량의 이 소설은 출간 직후 영국 추리소설의 두 여왕인 P D 제임스와 루스 렌델의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평가와 함께 그리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비밀은 두 달 남짓 흐른 뒤 깨졌다. 갤브레이스의 책을 펴낸 출판사와 편집자가 롤링이 지난해 첫 성인소설을 펴냈던 ‘리틀 브라운 북 그룹’의 데이비드 셸리라는 사실이 주목받으면서부터다. 결국 갤브레이스가 롤링의 필명임이 밝혀졌다.

롤링은 사실이 드러난 뒤 “로버트 갤브레이스로 지내며 자유로운 경험을 했으며 비밀이 더 오래 지켜지길 희망했다”고 밝혔다. 롤링은 지난해 해리포터 시리즈 집필 이후 처음으로 ‘캐주얼 베이컨시’라는 성인소설을 펴냈다. 당시 100만 부 이상의 사전 주문 판매를 기록했지만 이 소설은 비평가들의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롤링이 이름을 숨기고 펴낸 ‘뻐꾸기의 외침’은 얼마나 팔렸을까.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 책이 두 달 남짓 동안 1500부 정도 팔렸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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