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 “평생 乙로 산 예수님 가르침 좇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WCC 부산총회 준비위원장 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

1993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명성기독병원을 설립한 김삼환 목사는 “부상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6·25전쟁 참전 용사들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며 “매년 현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검은 땅의 힘을 느낀다. 이제는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993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명성기독병원을 설립한 김삼환 목사는 “부상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6·25전쟁 참전 용사들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며 “매년 현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검은 땅의 힘을 느낀다. 이제는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욕 억수로 먹었습니다. 하나님의 종이 욕을 먹는 게 당연하죠.”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준비위원장인 김삼환 목사(68·명성교회 담임목사). 20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만난 그는 ‘뭐 하러 WCC를 맡아 고생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기존 교회건물 옆에 들어선 7000석 규모의 새 건물이 너무 크지 않으냐는 질문에도 “안팎의 사정은 있지만, 그래도 또 욕을 먹어야죠”라고 했다.

1월 김 목사가 주도했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WCC 공동선언문은 발표 직후부터 거센 논란을 불러와 파기됐다. “공동선언문과 관련해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고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10월 총회는 교단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두의 환영과 축복 속에 치러질 것입니다.”

왜 이렇게 WCC에 집착할까? “이 대회는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에서 열리는 만큼 우리 민족을 위한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고, 갈라진 교회의 일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환경문제는 국내외에서 각국 정부와 종교, 사회단체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건설적인 제안이 많이 나오리라 봅니다.”

110개국 349개 교단이 가입돼 있는 WCC는 세계 개신교회의 일치와 연대라는 목표 아래 7년마다 총회를 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이 가입해 있고, 아시아에서 총회가 개최되는 것은 1961년 제3차 인도 뉴델리 총회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목사는 “WCC는 신학적으로 다양한 입장을 지닌 교단과 단체들이 참여한다”며 “이들이 서로 차이가 있지만 토론하고 결정하고 일치하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WCC 총회의 한국 유치는 ‘민주주의의 꽃’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적 화두로 대두한 갑과 을의 문제에 대해선 “크리스천 기업인은 많은데 빌 게이츠처럼 통 큰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분은 드물다”며 “갑과 을, 양측이 서로 공격하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평생 을로 살아간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민영교도소로는 처음으로 2010년 문을 연 소망교도소와 관련한 소식도 전했다. 그는 이 교도소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소망교도소 출소자의 재범률이 1%대로 4∼5% 수준인 다른 교도소에 비해 큰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제가 교도소를 하다 보니까 죄를 달리 보게 됐습니다. (범죄를 줄이기 위해선) 특히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지원과 교육이 절실합니다. 어려서 엄마 아빠와 수박 한 통 같이 나눠 먹은 기억도 없고, 아파도 혼자서 끙끙 앓던 이들이 어떻게 세상의 따뜻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WCC 부산총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