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집들이… 한옥의 향기 몽실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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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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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일 예술인들 집-스튜디오 공개… 교자만들기-가요제 등 이색 이벤트

서울 종로구 통의동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목련원’. 12일 오후 오른쪽 신관 지하 목련홀에서 노래방 가요제가 열린다. 사진작가 박영채 씨 제공
서울 종로구 통의동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목련원’. 12일 오후 오른쪽 신관 지하 목련홀에서 노래방 가요제가 열린다. 사진작가 박영채 씨 제공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주목받는 서울 서촌(西村)이 봄맞이 집들이를 한다.

4∼12일 열리는 ‘오픈하우스 서촌’은 서울 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동쪽 사이에 자리해 ‘서촌’으로 불리는 동네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이들이 집과 스튜디오를 공개하는 행사다. 홈페이지(ohseochon.com)에 올라온 프로그램은 20가지가 넘는다.

건축가 김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 대표는 옥인동 자택을 공개한다. 1987년 낡은 집을 고쳐 짓고, 수몰될 지역의 사랑채인 작은 한옥을 옮겨다 놓은 집이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첫 외국인 교수인 로버트 파우저 교수가 체부동 한옥 ‘어락당(語樂堂)’을,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김주원 하우스스타일 대표가 ‘살롱 드 에이’로 불리는 필운동 집을 공개한다.

몇몇 서촌인들은 집들이를 하면서 재미난 이벤트도 마련했다. 건축가 서승모 씨는 통의동 집에서 일본 교자 만들기를 한다. 건축가 황두진 씨는 통의동 스튜디오 ‘목련원’ 지하에서 노래방 가요제를 연다. 황 씨와 인디 뮤지션 구소연이 노래방 밴드 ‘황소’를 긴급 결성해 키보드와 기타 연주를 곁들일 예정이다.

건축가 조병수 씨의 창성동 스튜디오는 일제시대에 지은 낡은 적산가옥 지붕을 유리로 덮어놓은 건물이다. 지붕 골조의 틈새로 비치는 햇살이 아름다운 공간이다. 이 밖에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디자이너 그룹 프랙티스, 슬기와 민도 서촌 집들이에 합류했다. 건축사사무소 서가는 적은 예산으로 개성 있는 가구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가구 제작 설명서도 나눠줄 예정이다.

서정주 시인이 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들었던 통의동 보안여관에서는 4일 슬로마켓 ‘세모아’가 열린다. 이번 ‘오픈하우스 서촌’의 오프닝 행사 격으로 예술인들이 직접 만든 가방, 음반, 책, 그릇을 살 수 있다. 막걸리, 커피, 솜사탕, 부침개도 맛볼 수 있다.

재개발을 기다리며 3년 넘게 방치된 빈집을 개조해 만든 비영리 독립영화 극장 ‘옥인상영관’. 이곳에서는 유후용 감독의 ‘도깨비숲’(2012년)과 고정욱 감독의 ‘독개구리’(2011년)를 상영한다. 통의동 이상의 집에서는 ‘신사탕객잔 마작교실’이 열린다. ‘서촌방향’의 저자 설재우 씨는 ‘서촌 골목여행’을, 서촌 전문가 박민영 씨는 ‘서촌 어슬렁’을 준비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서촌 집들이는 건축전문 칼럼니스트인 임진영 씨가 기획했다. 집과 스튜디오마다 선착순으로 한정된 인원만 집들이에 초대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서촌#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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