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리더의 취향]살기위해 사는 게 인생… 이태원 맛집 어딜 가도 즐거워!

  • Array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얀 아리 스미트 하이네켄 한국 지사장

얀 아리 스미트 하이네켄 한국 지사장이 이태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까사 안토니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테이블 위 맨 왼쪽 접시가 그가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프레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얀 아리 스미트 하이네켄 한국 지사장이 이태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까사 안토니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테이블 위 맨 왼쪽 접시가 그가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프레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입만 먹어 보세요. 이런 치즈 어디 없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까사 안토니오’. 16년 동안 이태원을 대표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은 이곳에서 얀 아리 스미트 하이네켄 한국 지사장(41)을 지난달 21일 만났다. 까사 안토니오는 그가 좋아하는 이태원의 수많은 단골집 중 하나다.

그는 식당의 테이블 위에 있던 카프레제(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가 어우러진 샐러드)를 가리키며 “이탈리아 홈메이드 스타일의 신선한 재료가 특징인 이곳 카프레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 된 오후 3시였지만 통 버펄로 모차렐라 치즈와 신선한 토마토를 본 기자도 결국 나이프와 포크를 들게 됐다. 옆에 있던 안토니오 파텔라 까사 안토니오 사장도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버펄로 치즈는 서울에서 보기 힘들 것”이라고 거들었다.

2011년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한 스미트 사장은 2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이태원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이태원 주민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아내와 함께 이태원 거리를 걸으며 맛집을 탐방한다.

이태원 맛집 예찬

스미트 사장은 한국 지사장으로 발령을 받자마자 아내와 함께 서울로 와서 살 곳을 찾았다. 그의 사무실은 강남구 삼성동. 많은 외국계 회사 지사장들처럼 강남에 사는 게 편하지 않았을까?

“강남도 좋지만 고층 빌딩 숲 속에 살고 싶진 않았어요. 우리 부부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바비큐를 해 먹고 싶었거든요.”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고, 미국과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일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셈이다. 스미트 사장은 “이태원은 세계의 도시들을 압축해 놓은 곳 같다”며 “늘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까사 안토니오뿐 아니라 이태원의 거의 모든 맛집을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레스토랑 ‘라 시갈 몽마르트’, 일식 퓨전 ‘피어8’, 한식 ‘단풍나무집’ 등도 그가 자주 가는 이태원 맛집이다.

얘기를 이어 가다 메인 메뉴가 나왔다. 송로버섯이 들어간 라코타치즈 라비올라와 이탈리아식으로 드라이에이징한 스테이크다. 향긋한 송로버섯 향 덕택에 저절로 포크로 손이 갔다.

그는 웬만하면 야근은 안 한다고 한다. 주말은 반드시 가족과 함께한다. 날씨 좋은 날 가족과 함께 마당에 앉아 있는 것도 좋고,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함께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직원들에게 2주씩 휴가를 떠나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그 역시 최근 3주를 쉬었다. 여름휴가 기간에는 세일링을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스미트 사장은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주말에 어린 딸들과 박물관이라도 꼭 나간다”며 “인생은 살기 위해 사는 것(live to live)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펀&크리에이티브

스미트 사장의 철학은 하이네켄과 통한다. 하이네켄도 마케팅을 통해 ‘인생은 즐겁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전달한다.

지난해 7월에는 그 유명한 ‘하이네켄 센세이션 파티’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려 화제가 됐다. 환상적인 무대에서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월드 클래스 DJ들이 공연을 했다. 티켓 값이 무려 15만 원이었지만 20대 젊은층부터 40대 중년까지 즐거움과 새로움을 원하는 2만 명이 몰렸다. 스미트 사장은 “하이네켄의 소비자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새로운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원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식을 뛰어넘는 하이네켄의 재미난 마케팅은 최근 본사에서 인턴을 뽑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회사가 면접 중에 몰래카메라처럼 황당한 상황을 연출해 지원자들의 대처 방법을 관찰한 것이다. 갑자기 면접관이 쓰러지고, 난데없이 긴급 대피 벨이 울리면서 소방차가 몰려왔다. 스미트 사장은 “거의 모든 지원자들이 면접에서 똑같은 대답만 하다 보니 인재를 고르기 어려워 나온 발상”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려면 우리도 즐겁고 크리에이티브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항상 즐거운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하이네켄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이블 축구’ 경연대회를 열어 최종 우승자에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티켓을 선물하는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스미트 사장은 “올해 하이네켄 생맥주를 완벽하게 서빙할 수 있도록 바와 레스토랑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서바이벌 경연대회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