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페라의 유령’ 브래드 리틀의 한국 사랑, ‘톰 아저씨(톰 크루즈)’ 저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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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2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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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에 와서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게 제 임무입니다.”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49)의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졌다. 그 만큼 한국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는 배우인 브래드 리틀. 그가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으로 돌아와 뮤지컬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1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서 1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은 극히 드물다. 그 만큼 쉬운 기록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영화판에서 1000만을 돌파한 영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에서 공연한 뮤지컬 중 100만을 돌파한 작품은 ‘난타’를 비롯해 ‘명성왕후’ ‘캣츠’ ‘점프’ ‘맘마미아’ 정도다.

‘오페라의 유령’이 이처럼 사랑받고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 아름다운 음악, 무대, 그리고 황홀하다는 표현을 써도 어색함이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특히 브래드 리틀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제2의 고향’을 한국이라고 표현하는 브래드 리틀은 한국을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 첫 공연에서 팬들의 반응에 그만 울컥하며 울어버릴 뻔 했고, 한국 팬들에게 조금 더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주어진 자유시간에도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또한 함께 하는 배우들이 본토 음식을 먹고 싶다는 아우성에도 한국 식당을 찾아 음식을 알려주고 인사동, 홍대 등을 소개시켜주며 관광 가이드를 자처하기도 한다. 이만하면 톰 크루즈도 저리가라 할 정도의 애정이 아닐까.

한국 팬 사이에서도 ‘빵 아저씨’라는 별명을 가진 브래드 리틀의 가면 뒤 모습은 전형적인 행복한 이웃집 아저씨이다. 꽃미남처럼 잘생기진 않았지만 훈훈한 매력을 지닌 브래드 리틀을 만났다.

(이하는 일문일답)

- 첫 공연 커튼콜에 감동받은 눈빛이 보이더라.

“솔직히 말해서, 첫 공연 커튼콜 때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많이 참았다. 관객들의 반응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애잔했다. 한국에 와서 내가 좋아하는 팬텀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그 감정이 나온 것 같다.”

- 한국 팬에 대한 애정이 참 남다른 것 같은데.

“많은 나라에서 공연을 했지만 한국 팬의 반응이 최고다. 그런데 좀 달라진 점이 있다면 7년 전 팬텀을 했을 때는 무척 신기해하던 팬들이 이제는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척 새롭고 또 다른 생동감이 느껴진다.”

- 팬텀을 보면 손끝연기가 인상적이다.

“팬텀은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 얼굴로 연기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몸동작, 특히 손끝을 이용해 감정을 표현하려고 한다.”

- 2000회 이상 맡은 팬텀, 이제는 이해를 넘어서 그의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 팬텀의 이야기였다. 팬텀의 부모님이 팬텀에게 가르쳐준 평범한 삶은 프랑스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삶이었다.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배우라는 직업이 평범한 직업은 아니듯 말이다. 팬텀은 굉장히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고 평범하게 자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의 사랑도 드라마틱하고 삶 또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작품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브래들 리틀의 삶도 특별할 것 같다. 배우이자 사람인 리틀이 궁금하다.

“배우인 내가 서는 무대는 참 특별하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다른 삶을 산다. 그 캐릭터의 카리스마로 살아갈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나는 늘 행복하고 해변에 누워 쉬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웃음) 그래서 내 다른 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점도 좋다.”

- 제작보고회 당시, 싸이의 ‘말춤’을 언젠간 추겠다고 했었는데.

“아하하. 그건 계획 중에 있다. 하지만 모자와 망토를 쓴 팬텀이 ‘말춤’을 추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 같다. 그러면 팬텀의 신비로움이 사라질 것 같아서….(웃음) 하지만 약속을 했으니 꼭 이행할 것이다.”

- 공연이 없는 날은 주로 뭘하고 지내는지.

“쉰다.(웃음) 한국 관객들에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아파서 공연에 폐를 끼치기가 싫다. 그래서 쉬는 날은 ‘어떻게 공연을 할까’를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고 침도 맞으며 건강을 유지한다. 한국 팬들이 보내준 인삼도 잘 챙겨먹고 있다.(웃음) 가끔은 한국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들을 만나며 회포를 풀기도 한다. 이젠 정말 한국이 제2의 고향이 됐다.”

- 마지막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찾아주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찾아주는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계속 ‘오페라의 유령’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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