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중국의 눈으로 본 세계경제 대안과 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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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빙 경제대이동/스한빙 지음·차혜정 옮김/488쪽·1만9800원·청림출판

세계 경제의 움직임은 거대한 체스판과 같다. 그 위에서 각국과 기업은 다양한 변수를 각자의 이해에 따라 계산하며 행보를 정하고 지략을 다툰다. 책의 영어 제목은 ‘경제라는 체스게임에서 당신은 말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다.

철저히 중국의 입장에서 세계 경제를 바라본 책이다. 똑같이 말이 배치된 하나의 체스판을 두고도 관점은 달라진다. 마주본 상대는 물론이고 훈수 두는 옆자리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책은 그동안 세계 경제에 대한 혜안을 미국과 서구의 석학들에게 갈구해왔던 독자에게 ‘대안적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2020년에는 미국을 추월하리라’는 중국 경제 낙관론부터 깨고 들어간다. 저임금 노동경쟁력은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전됐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수출시장마저 잠식당한 상황에 직면한 중국인을 ‘고난에 빠진 민족’이라 칭한다.

곤경에 빠진 미국 정부와 월가의 관심 돌리기식 ‘유럽 저격’의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중국이 정부 주도하에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직접적인 부양책을 쓴 반면 미국은 유로존 저격으로 세계의 이목을 분산시키고 문제 해결의 시간을 버는 우회전략을 택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남북한 간 군사적 충돌보다 달러를 쥔 미국과 희토류와 셰일가스를 보유한 중국의 직간접적인 마찰, 산유국이 밀집한 중동의 전쟁 발발이 임박했다는 예언도 섬뜩하다.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부패만 양산하는 경제 정책에서 손을 떼고 공공서비스와 복지 제공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예측가다. 상하이 자오퉁(交通)대 겸임교수, 상하이 정취안(證券)보 주필, 중국중앙(CC)TV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인구 대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부상 중인 모국의 편에 선 저자가 단단한 애국심으로 만든 알찬 결과물을 앉아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독자들이 누리는 이 책의 달콤한 진가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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