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담은 아버지의 초상…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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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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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작가 권소원 국내 첫 개인전 ‘멜로’

작가 권소원 씨와 지난해 작고한 아버지의 초상을 표현한 설치작품 ‘셰넌도어’.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작가 권소원 씨와 지난해 작고한 아버지의 초상을 표현한 설치작품 ‘셰넌도어’.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클래식음악을 좋아했던 아버지는 그날 미국의 구전 뱃노래 ‘셰넌도어(Shenandoah)’를 듣고 계셨다. 평소와 다른 그 모습은 딸의 뇌리에 낯설고도 생생하게 각인됐다. 지난해 11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딸은 그 기억을 실마리로 삼아 작품을 만들었다. 텅 빈 공간에 밥 딜런 등 여러 가수들이 부른 노래가 흐르고 가사를 담은 네온에선 불이 켜졌다 꺼진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시몬에서 12월 14일까지 열리는 권소원 씨의 국내 첫 개인전 ‘멜로(melo)’에 선보인 설치작품이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초상화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작업을 중심에 두고 아버지(권오기 전 통일부총리)에게 바치는 전시를 꾸몄다.

“얼굴 생김새만 아니라 한 인간이 좋아한 음악처럼 내면에 존재하는 요소를 통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초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에 대해 다 알지 못하지만 음악을 듣던 그 순간의 아버지는 안다. 순간적인 초상화인 셈이다.”

남녀의 복잡 미묘한 심리,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영상과 바느질 드로잉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넷으로 ‘꽃보다 남자’ 등 한국 드라마를 접한 작가는 여주인공이 남자에게 업히는 장면 등을 간결한 애니메이션으로 담아 감성의 깊은 결을 파고든다. 두 장의 종이를 겹친 뒤 한땀 한땀 손바느질로 완성한 드로잉도 섬세하고 아름답다. 02-549-303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권소원#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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