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브로드웨이 최고의 화제작은 뮤지컬 '원스(Once)'다. 저예산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2007년 전국에서 20만여 관객을 모았던 영화 '원스'가 원작인 이 뮤지컬은 동명의 영화가 그랬듯 스타 배우도, 화려한 무대나 흥미진진한 스토리도 없이 배우들의 연주와 노래의 힘만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6월 미국 공연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토니상 11개 부문 후보로 올라 최우수 뮤지컬상과 연출상을 포함해 8개상을 휩쓸었다.
뮤지컬 원스의 성공에 따라 이 작품을 연출한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존 티파니 씨(41)도 일약 스타 연출가가 됐다. 연출가로서 처음 세계에 이름을 알렸던 연극 '블랙 워치'를 공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가 2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티파니 씨는 블랙 워치에 대해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2005년 창단공연으로 당시 스코틀랜드에서 반전시위, 반미시위를 일으켰던 이라크 전쟁 얘기를 공연으로 올려보자고 제안해 만들었다. 반응이 뜨거워 이후 5개국 24개 도시에서 공연했다"고 소개했다. 블랙 워치는 이후 그가 뮤지컬 원스의 연출을 맡는 계기를 제공했다.
블랙 워치는 300년 역사의 스코틀랜드 특수부대 이름. 이 부대 소속 800명은 2004년 이라크의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지역에 파병됐다. 제작팀은 부대원들을 직접 인터뷰해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이야기를 만들었다. 200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공연을 시작해 올해 4월까지 영국 전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공연했고 영국 최고 권위의 로렌스 올리비에 상에서 연출상 포함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티파니 씨는 블랙 워치의 성공에 대해 "음악을 중요시하고 솔직한 무대 화법을 중시하는 스코틀랜드 연극의 전통을 살린 것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원스와 연극 블랙 워치는 매우 다른 것 같아도 공통점이 있다. 관객이 지루하지 않고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하라'는 연출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블랙 워치에는 10명의 남자 배우가 이라크 파병 부대원으로 출연한다. 국립극장이 주최하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8일까지 공연한다. 3만~7만 원. 02-2280-411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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