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서 웬 비디오 판독? 한국리그서 초읽기 끝 한수 다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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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독결과 시간내 착점 결론

바둑에서도 비디오 판독까지 한 대국이 나왔다. 바둑이 스포츠로 분류된 지는 오래됐지만 비디오 판독까지 간 것은 처음.

16일 한국기원 바둑TV 대국실에서 열린 한국바둑리그 17라운드 신안천일염-포스코LED의 제4국 이호범 3단-홍성지 8단의 대국에서 문제가 생겼다. 초반 홍성지가 다소 두터운 형세였다가 두 선수 모두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호범은 계시원이 “열”이라고 마지막 카운트를 하는 동시에 돌을 놓았다. 통상 계시원이 “열”을 부르면 시간 패라는 게 관례였다.

5초 뒤 계시원이 “아홉과 열을 부르는 속도가 조금 빨랐다. 죄송하다. 대국을 계속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약 1분간 대국자들은 말이 없었다. 이어 계시원이 홍성지 선수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홍 선수가 이의를 제기했고, 초읽기가 중단됐다. 홍성지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고, 이호범은 가만히 있었다. 이후 다시 어색한 약 1분이 흘러갔다. 그러다 홍성지가 바둑판에 착점을 했다. “열”이라고 한 뒤 2분 10초 만이었다. 그 직후에 한국바둑리그 운영위원이기도 한 담당PD가 대국장 안으로 들어왔다. PD는 당시 “열”이라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상훈 신안천일염 감독이 스튜디오로 와 “상대방이 돌을 놓았으니 시간 패는 아니다”라고 말했고, 김성룡 포스코LED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확인 결과 양측은 이호범이 “열”을 세기 전에 돌을 놓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재개된 대국의 결과는 이호범의 승리.

문제가 커지자 바둑리그 운영본부는 18일 확대회의를 열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국 진행에 미숙함이 있었지만 대국자가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종국까지 갔으므로 승패를 번복할 수 없다는 것. 일단 결론은 내려졌지만 바둑계 주변에서는 초읽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바둑#비디오 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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