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굴빡’ ‘재수탱이’…막말 난무하는 드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6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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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재수탱이 안사돈 앞에서"(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38회 엄청애)

"그 잘 돌아가는 대굴빡 굴려서"(MBC '닥터 진' 18회 주팔이)

"저년은 뻑하면 백이지"(MBN '갈수록 기세등등' 1회 윤소정)

지난달 방영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속에 등장한 대사들이다.

국립국어원은 "7월 한 달 동안 방영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3사의 드라마를 분석한 결과 총 143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사용 사례가 조사됐다"면서 "드라마에서 저품격 언어 표현을 남발하는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16일 지적했다.

조사 대상 드라마는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MBC '닥터 진', SBS '신사의 품격' 등 지상파 3사 주말드라마와 채널A '굿바이 마눌', MBN '갈수록 기세등등', JTBC '해피엔딩', '친애하는 당신에게' 등 종합편성채널 3사의 주말·월화·수목 드라마 등 총 7편이다.

저품격 언어란 비표준어와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인격 모독 표현, 차별적 표현, 폭력적 표현 등 부적격 표현과 은어, 통신어, 비속어, 선정적 표현 등 저속한 표현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국립국어원은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 결과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사용 사례가 가장 많았고 비속어와 은어·통신어가 그 뒤를 이었다"면서 "특히 비속어는 사용되지 않은 드라마가 없을 만큼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사용은 '신사의 품격'이 48건으로 가장 많았고 비속어사용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16건), '신사의 품격'(15건), '갈수록 기세등등'(6건)등의 순이었다.

또 여성을 차별하는 표현과 폭력적 표현, 인격 모독 표현, 선정적 표현도 여과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은 "온 가족이 함께 즐겨 보는 드라마는 세태를 단지 반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드라마에서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한다면 사회 전반의 언어 현실이 개선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품격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드라마의 방송언어 사용실태를 조사해 매달 발표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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