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감성코드! 보아 14년 만의 ‘외출’ 소향… ‘보컬퀸 두 여자’

  • Array
  • 입력 2012년 7월 27일 08시 00분


코멘트

 

《 아이돌이 점령한 요즘 가요계에서 ‘판’을 움직일 여성 솔로가 드물다. 그러나 20, 30대의 두 여성 보컬이 요즘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보아(본명 권보아·26)는 2년 만에 정규 앨범 ‘온리 원’을 내고 음악 차트를 석권했다. 소향(34)은 MBC TV ‘일밤-나는 가수다2’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 7집 앨범 ‘온리 원’서 변신한 보아 ▼

정규 7집 앨범을 낸 보아는 고난도 안무에 대해 “제가 섹시한 춤보다는 힙합을 잘하거든요. 거기에다 운동화 신고 춤추니 제가 날아다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규 7집 앨범을 낸 보아는 고난도 안무에 대해 “제가 섹시한 춤보다는 힙합을 잘하거든요. 거기에다 운동화 신고 춤추니 제가 날아다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날카로운 콧날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얼마 전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 스타’에서 깐깐한 심사위원의 ‘포스’를 뿜어냈던 보아가 2년 만에 정규 7집 앨범 ‘온리 원’을 발표했다. 그는 2000년 만 14세에 데뷔해 일본 진출에 성공하고 2008년 미국에 진출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그는 스타의 아우라를 뿜어내기보다는 소녀 감성이 충만한 20대 가수였다.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평범함. 이번 앨범의 콘셉트도 그렇다.

“이번 앨범은 지난번 ‘허리케인 비너스’처럼 강렬한 비트와 과한 화장이 아닌, 평범하고 감성적인 코드로 다가가요.”

7집 앨범의 타이틀곡 ‘온리 원’은 보아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느린 비트와 가사 전달에 중점을 둔 곡으로 감성적인 멜로디와 대중성을 갖췄다. 앨범엔 팬들에게 전하는 노래 ‘더 섀도’ 등 총 9곡이 실렸다.

“일렉트로닉 음악에 질렸어요. 이젠 비트보단 목소리가 앞으로 나오는 노래를 하고 싶었죠. 시간이 흘러도 듣고 싶은 노래는 역시 멜로디와 가사가 좋은 노래란 걸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심사하며 알았어요.”

‘온리 원’은 100% 그의 취향대로 만든 곡이다. 이별노래는 타이틀곡으로 부적격하다며 가사를 바꿔야겠다는 디렉터의 요구에도 “죽어도 못 바꾸겠다”며 끝까지 버텼다.

“이런 이별 안 해본 사람 있을까요? 누구나 해봤을 법한 이별 얘기예요. 여자들 대부분 나쁜 남자 좋아하잖아요. 그러곤 후회하고 헤어지잖아요. 그 헤어지는 모습을 담백하고 진솔하게 쓰려 노력했어요.”

‘온리 원’의 댄스 버전 뮤직비디오는 둘째 오빠 권순욱 씨(31)가 감독을 맡았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미묘하게 어울리는 고난도 안무로 화제가 돼 조회수가 200만을 넘었다. 그에게 오빠는 술친구이자 베스트 프렌드이기도 하다.

“촬영 때 오빠가 춤 많이 시켜서 짜증을 많이 냈죠(웃음). 저에게 오빠는 ‘절친’이에요. 술 먹고 싶으면 오빠 ‘꼬셔서’ 먹으면 되고….”

10대 때에 비해 춤추는 게 힘들어졌냐고 묻자 그는 “요즘 다리가 무겁다”며 농담을 던졌다.

“사실 하이힐을 신고 춤추는 게 서커스잖아요. 제게 알맞은 운동화를 신으니 음악이 나오면 힘을 주체 못하겠어요(웃음).”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나가수 2’로 뜬 ‘교회 팝’ 디바 소향 ▼

가수 소향은 “인순이 윤복희 패티김 등 선배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노래한 것 같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런 열정과 기품을 닮고 싶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가수 소향은 “인순이 윤복희 패티김 등 선배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노래한 것 같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런 열정과 기품을 닮고 싶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소향은 14년차 가수지만 개신교계 밖에서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달 초 ‘나가수2’에 출연해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해브 너싱’을 부르기 전까지는. 그는 한국 CCM(기독교계 팝 음악·contemporary christian music)계 최고의 디바로 불린다. 지난 주말 ‘나가수’에서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불러 폭발적 가창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서울 목동 기독교방송 사옥에서 만난 소향은 묵직한 노래와 달리 여리고 아이 같은 말투와 목소리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CCM이란 좁은 틀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가 가수 활동을 시작한 것은 스무 살 무렵 CCM그룹 ‘포스(POS)’의 보컬로 들어가면서부터다. “중3 때 머라이어 캐리의 ‘이모션’ 뮤직비디오를 보고 벼락같은 충격을 받았어요. ‘저렇게 한 번만 노래해보고 싶다….’ ‘그 여자’는 ‘돌고래 소리’라고 하는 초고음을 웃으면서 부르고 있었거든요.”

머라이어 캐리의 앨범을 1000번 이상 들으며 멜로디와 편곡을 완전히 외웠다. 창문을 열어놓고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를 들으며 펑펑 울기도 했다.

이후 그는 그룹 포스의 선교 공연 활동 궤적을 따라 전 세계를 떠돌았다. 1년에 8∼9개월을 나가 있던 무역선 선장 아버지의 영향일까. “10여 년 동안 50개국은 넘게 다닌 것 같아요. 카자흐스탄 몽골부터 파라과이 아르헨티나까지.”

신나는 월드투어가 삶의 전부는 아니었다. 고3 때 닥쳐온 부모의 이혼과 가난의 늪. 차비도, 점심 값도 없어 배를 곯을 때도 영화 ‘시스터 액트2’에 나오는 찬송가를 따라 부를 때만큼은 세상이 반짝거리고 황홀했다.

1998년 스무 살 나이에 포스 드러머인 남편과 결혼한 그는 산부인과에 갔다가 자궁암 판정을 받았다. 한쪽 난소를 떼어냈다. 2년 동안 노래할 수 없었다. 머라이어 캐리와 로린 힐의 노래를 들으며, 그 절창을 끝없이 상상했다. 마침내 회복이 왔다. 솔로 1집에 3옥타브를 넘는 초고음 피날레를 실은 ‘반석 위에’라는 곡을 녹음해 넣었다.

그의 매니저는 시아버지 김경동 목사다. 포스 멤버들은 남편과 시누이들이다. ‘새로운 가족’과 ‘신’의 존재가 삶을 떠받치는 절대적 힘이라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보아#소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