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4일 “훈민정음 해례본을 도난당한 조용훈 씨가 해례본을 하루라도 빨리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유권을 포기하고 국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며 “7일 오후 1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기증서 전달식을 연다”고 밝혔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것이 유일본이었으나 2008년 골동품상 배모 씨가 문화재 감정을 신청함으로써 다른 해례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해례본은 국보 70호이자 세계기록유산인 간송미술관 해례본보다 상태가 양호하다.
그러나 조 씨가 이 해례본에 대해 ‘내가 도둑맞은 것’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6월 대법원이 ‘조 씨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배 씨는 해례본을 어디에 감추어두었는지 말하지 않고 있으며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이달 10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배 씨가 해례본을 급하게 숨겼을 경우 습기 등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문화재청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됨에 따라 은닉 장소를 숨겨온 배 씨의 심경에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목판으로 찍은 훈민정음 해례본은 훈민정음 창제 동기와 의미, 사용법 등을 소개한 책이다. 세종대왕이 서문을 쓰고 정인지를 비롯한 신하들이 한글 창제 원리를 설명했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이 왼손에 들고 있는 책이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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