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이 만들어 낸 ‘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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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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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출신 올라푸르 엘리아손, PKM트리니티갤러리서 개인전

용암과 특수유리를 사용한 만화경 앞에선 올라푸르 엘리아손 씨.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용암과 특수유리를 사용한 만화경 앞에선 올라푸르 엘리아손 씨.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덴마크 출신 설치작가 올라푸르 엘리아손(45)은 빛과 색채를 다루는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과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그의 작업은 사물을 보는 인간의 지각적 인식이 상대적임을 일깨워준다. 이는 곧 우리가 보는 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현실’의 정의(定義)에 대한 질문이자, ‘다른 사람에게 내 방식을 강요할 순 없다’는 깨침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미술과 자연과학, 그리고 사회과학을 통섭한 그의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가 5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에서 열린다. 2007,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개인전으로 설치 조각 회화 등 21점을 선보였다.

빛의 파장과 움직임을 이용한 설치작품은 관객의 참여로 완성된다. 작가는 이들을 “신체적 움직임과 시각을 위한 시네마”라고 소개했다. ‘당신의 불확실한 그림자’의 경우 텅 빈 공간에 5개 등을 설치해 관객이 들어서면 그제서야 벽에 물결치듯 그림자가 일렁인다. 또 다른 작품에선 시각적 잔상효과를 겨냥해 4분 43초 동안 영상의 색채놀이를 펼친다. 그는 “빛은 일시적이고 보이지 않지만 빛을 통해 다른 물질이 보이게 되는 것이 흥미롭다”며 빛 작업에 대한 관심을 설명했다.

아이슬란드 화산서 가져온 용암과 특수유리로 만든 만화경은 무뚝뚝한 기계 같은데 내부를 보는 순간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신비로운 이미지가 펼쳐진다. 해류를 따라 흘러온 나무토막에 시간성의 개념을 부여한 ‘유목’ 연작도 자연과 인공을 아우른 기존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중시하는 작가는 요즘 자신이 디자인한 태양열 램프 ‘리틀 선’을 아프리카에 보급하는 운동에 푹 빠져 있다. 02-515-9496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전시#엘리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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