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상천외 화장품들 스토리가 빵 터졌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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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넘어… 역발상으로… 센스있는 미인을 위하여!

독특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이색화장품들. 왼쪽부터 겨드랑이 미백 케어인 네이처리퍼블릭의 ‘더 살롱 바디 에스테 암핏 키트’, 냉장화장품인 LG 생활건강의 ‘프로스틴’, ‘반전’ 립스틱인 마스꼴로지의 ‘매직립스틱’, 젤에서 오일로 변하는 비오템의 ‘아쿠아수르스 매직 젤 오일’. 각 회사 제공
독특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이색화장품들. 왼쪽부터 겨드랑이 미백 케어인 네이처리퍼블릭의 ‘더 살롱 바디 에스테 암핏 키트’, 냉장화장품인 LG 생활건강의 ‘프로스틴’, ‘반전’ 립스틱인 마스꼴로지의 ‘매직립스틱’, 젤에서 오일로 변하는 비오템의 ‘아쿠아수르스 매직 젤 오일’. 각 회사 제공

유통기한 있는 냉장 화장품, 발에 바르는 향수, 겨드랑이 전용 미백 화장품….

이상한 나라에만 있는 화장품인 줄 알았다. 아니면 개그 프로그램에 나온 엉뚱한 발명품이거나…. 하지만 진동 파운데이션이 처음 나왔을 때도, 군인전용 위장 크림이 나왔을 때도 반응은 비슷했다. ‘뭐, 이런 화장품이 다 있어.’

동아일보 ‘위크엔드3.0’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성분으로 만들어진 이색 화장품을 찾아 나섰다. 특이한 게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독특할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숨어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숍이 늘어나며 엇비슷한 화장품이 쏟아지자 고객의 시선을 잡기 위해 독특함을 더 강조하게 된다”고 말했다.

발 겨드랑이…
특수 부위를 노려라

보통 향수는 목덜미와 손목에 뿌리지만 독일 브랜드 노에사의 ‘아우라 어트랙터’ 향수는 발에 뿌린다. 그렇다고 발 냄새 방지용은 아니다. 인체에 모든 혈관과 연결된 발에 향수를 뿌리면 전신에서 향이 퍼진다는 원리에 착안했다.

국화과 계열의 피버퓨 추출물이 노화와 편두통을 방지하고 참파카 나무 성분이 내부 순환을 돕는 1번 라인, 향균 효과가 뛰어나 발 냄새나 무좀을 방지하는 2번 라인, 유칼립투스를 재료로 활력을 불어넣는 3번 라인 등 세 종류가 있다. 각각 40mL 용량이며 가격은 30만 원. 라벤더와 클라리 오일 성분으로 숙면을 도와주는 제품인 ‘릴렉싱’(60mL·30만 원)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구입할 수 있다.

특수 부위를 겨냥한 미백 케어 제품도 나왔다. 네이처리퍼블릭이 만든 ‘더 살롱 바디 에스테 암핏 키트’(세트당 9900원)는 제모를 많이 해 각질이 과도하게 쌓여 칙칙해진 겨드랑이 부위를 위한 미백 케어 제품이다. 기능성 기초 화장품에 들어가는 나이아신아마이드와 백목련 성분이 과다 각질 및 피지, 땀을 부드럽게 씻어준다.

이 제품은 네이처리퍼블릭 교육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 직원은 칙칙한 겨드랑이 때문에 고민이 많아 회사 측에 아이디어를 냈고 개발팀은 상품화를 시작했다. 2010년 6월 출시된 이후 여름철에 주로 팔린다고 한다. 도포 부위가 좁고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보디용품의 절반인 50mL 용량으로 제작됐다. 겨드랑이 전용 클렌징폼과 착색을 개선해주는 크림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고정관념 깬 냉장화장품

이 화장품은 개봉하면 6주 안에 써야 한다. 3∼7도의 가정용 냉장고에서 보관해야만 제 역할을 발휘한다. 별도 케이스에 담아 보관하는 것도 특징. 실온에 두면 변질될 수 있다. 배송은 30시간 동안 10도 미만의 온도가 유지되는 포장용기에 담겨 이뤄진다. LG생활건강이 5월 출시하는 냉장화장품 ‘프로스틴(FROSTINE)’ 얘기다.

‘서리’라는 뜻의 프로스트(frost)를 변형시킨 프로스틴은 저온에서만 쓸 수 있는 ‘아이스메틱(ice와 cosmetic의 합성어)’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화장품 전용 냉장고가 나온 적도 있지만 냉장해야만 항산화 성분이 활성화되는 화장품은 처음이다.

왜 냉장화장품이었을까. 2년 전 개발팀은 방부제를 뺀 ‘착한 화장품’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바르는 순간 色변화… 발 향수… 냉장화장품… 뷰티 타임은 즐거워!▼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판매되는 독일 브랜드 노에사의 ‘아우라 어트랙터’ 향수. 발에 향수를 뿌리면 전신에 좋은 향이 퍼진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제공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판매되는 독일 브랜드 노에사의 ‘아우라 어트랙터’ 향수. 발에 향수를 뿌리면 전신에 좋은 향이 퍼진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제공
하지만 방부제 인공향 색소 등이 하나도 없는 화장품은 실온에서 쓰기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LG생활건강 측은 “결국 저온화장품이 답이라고 생각했고 남극 해안가 바위에 붙어 자라는 식물 ‘라말린’을 찾아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스킨 3종(각 2만 원대), 에센스 5종(각 4만 원대), 크림 3종(각 4만 원대)으로 구성돼 있다. 온라인과 백화점에서 판매하며 백화점에서 구입하면 집으로 배송도 가능하다.

화장품업계 ‘반전(反轉) 열풍’

색상과 제형의 겉과 속이 다른 이른바 ‘반전 효과’는 올봄 화장품업계의 트렌드다. 이 중 겉으로 보이는 색깔과 실제 입술에 발린 색깔이 다른 ‘반전 립스틱’은 홈쇼핑에서 소개된 후 대박 상품이 됐다. ‘마스꼴로지 매직립스틱’(10종 5만9900원)은 녹색 노란색 보라색 주황색 분홍색의 5가지 색상을 바르는 순간 분홍색이나 장밋빛으로 바뀌는 게 특징이다. 식물 성분인 시어버터와 아르간오일을 함유해 촉촉함을 지속하도록 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방송 4회 만에 17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수티컬즈’의 브라이트닝 에센스(30mL, 13만5000원)도 색상의 반전을 노렸다. ‘피그먼트 레귤레이터’는 브라이트닝 제품으로는 드물게 갈색 제형이 특징. 갈색 에센스를 발라도 피부가 하얘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 자극이나 물질과 만나 다른 상태로 변하는 ‘트랜스포머’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비오템의 페이스오일인 ‘아쿠아수르스 매직 젤 오일’(50mL, 6만8000원)은 피부에 처음 닿을 때는 젤 같지만 문지르는 순간 오일로 변한다. 비오템 측은 “이를 위해 고압으로 오일을 쪼갠 미세 마이크로오일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달팡의 ‘아로마틱 클렌징 밤 위드 로즈우드’(40mL, 6만 원)도 꿀 같은 촉감의 밤(balm)이 물과 만나면 우유 느낌의 에멀전(로션)으로 변하는 게 특징이다. 라네즈가 판매하는 ‘퍼밍 슬리밍팩’(50mL, 3만 원대)의 제형도 손에 닿으면 푹 꺼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라네즈 ‘퍼밍 슬리핑팩’ (위), 달팡 ‘아로마틱 클렌징 밤 위드 로즈우드’
라네즈 ‘퍼밍 슬리핑팩’ (위), 달팡 ‘아로마틱 클렌징 밤 위드 로즈우드’
독특한 제형… ‘올인원’ 화장품

슈에무라의 ‘보라 화이트닝 무스’(50g, 5만5000원)는 화이트닝 제품은 대부분 크림 타입일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 비타민C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비타민CG 성분을 함유한 이 제품은 헤어 무스의 제형을 과감히 스킨케어에 도입했다. ‘최대한 가벼운 화장을 하라’ ‘여러 개 겹쳐 발라도 두껍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설립자 우에무라 슈(植村秀) 씨의 철학을 이어 받아 얼굴에 최대한 가볍게 발리는 무스 제형을 고안했다는 설명이다.

미백 화장품 시장이 커지자 크림이 아닌 가루로 만든 미백 에센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코리아나의 ‘라비다 화이트 솔루션 비타민C 파우더 에센스’(13만 원)와 헤라의 ‘화이트 프로그램 파우더 앰플’(18만 원)이 대표적인 예다.

맥의 ‘매직컬리 쿨 리퀴드 파우더’(24g, 4만4000원)는 수분을 함유한 ‘워터 파우더’. 파우더 입자가 수분을 머금고 있어 얼굴에 바르면 청량감과 촉촉함이 느껴진다.

한 가지 화장품에 여러 제품이 들어있는 ‘올 인 원’ 제품도 인기다. 랑콤의 ‘레네르지 아이 멀티플 리프트’(11만5000원)는 아래층에 아이크림이, 위층에 브라이트너가 있는 제품이다. 아이크림으로 눈가에 탄력을 더하고 브라이트너로 눈 밑을 밝게 하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렸다.

맥의 ‘오뜨 앤 노띠 래쉬’(9g, 3만 원)는 마스카라 하나로 두 가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했다. 자연스러운 속눈썹을 연출하고 싶다면 작은 입구를 돌려 나오는 브러시를, 좀 더 화려하고 풍성한 속눈썹을 원한다면 큰 입구를 돌려 나오는 브러시를 사용하면 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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