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여기자 4인의 자외선 차단제 비교 체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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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뺨에 따로 바른 두 제품 ‘쌍둥이’ 느낌… 취향 맞춰 고르세요

이번 겨울은 유독 길었다. 방구석에 처음으로 곰팡이가 피어올랐다. 춥고 어두운 방에서 시름시름 시들어가던 봄 처녀. 다음 주가 경칩(驚蟄)이라는 걸 알고서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래, 이제 햇볕을 쬘 시간이야. 그러나 몸은 마음과 달랐다. 봄 처녀는 이제 손수건만한 햇볕에도 소스라치는 30대. 피부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A(UVA)는 그녀의 적이다.

위크엔드 3.0은 태양을 피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인 자외선 차단제를 비교했다. 최근 BB크림 등이 첨가된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자외선 차단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 3개를 골랐다.

여기자 4인의 ‘태양을 피하는 법’

김현진=평소 랑콤의 ‘UV엑스퍼트’를 써왔다. 질감과 향이 가볍고 무엇보다 그 위에 화장을 해도 밀리지 않았다. 전형적인 한국 여성인지라 선탠보다 화이트닝을 선호하고 태양빛에 조금만 노출돼도 피부가 오돌토돌 빨갛게 부풀어 오른다. ‘자외선차단지수(SPF) 50, PA+++’는 기본이라는 생각에 그 이하 ‘사양’의 제품은 꺼려 왔다.

김현수=자외선 차단이 ‘안티에이징’의 첫걸음이라고 귀에 따갑게 들었지만 시간에 쫓겨 살다보니 특별히 노력하는 게 없다. 단지 SPF가 높은(50이라는 숫자, +++가 많은) 제품을 골라 쓴다. 지성피부인지라 ‘오일프리’를 찾다보니 키엘의 자외선 차단제를 2년째 쓰고 있다. 그나마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성 BB크림을 쓸 때에는 귀찮아서 안 쓴다.

염희진=적당한 일광욕은 건강에 좋다고 꿋꿋이 믿으며 집 반경 100m 밖으로 나갈 때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관리소홀 때문인지 출근 전마다 뺨 위에 새겨진 주근깨를 컨실러로 가리기 바쁘다. 얼마 전 피부과에 들렀다가 주근깨가 기미로 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유분이 없고 저렴한 이니스프리의 ‘에코 세이프티 노 세범 선블록’을 쓰고 있다.

강유현=자외선 차단제를 화장한 얼굴에 덧바르는 게 영 찝찝해 처음부터 도수가 높은 걸 쓴다. 지금 쓰는 제품의 SPF는 43, PA+++. 그 위에 SPF가 27, PA+++인 BB크림을 바르면 피부 화장은 끝난다. 기름이 안 뜨는 자외선 차단제를 선호해 시세이도의 ‘아넷사 마일드 선스크린’을 사용한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랑콤의 UV 엑스퍼트 GN-쉴드 SPF 50 하이 포텐시 액티브 프로텍션

랑콤의 ‘UV 엑스퍼트’ 시리즈는 자외선 차단제의 고전으로 불린다. UVA가 진피까지 침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잔주름, 피부 늘어짐 등을 막는 데 집중했다고 랑콤 측은 설명했다. 자외선뿐만 아니라 공해로 인한 피부 손상까지 방지한다고 한다.

키엘의 울트라 라이트 데일리 UV 디펜스 SPF 50 PA+++

무향 무색 무오일로 자극을 최소화했으며 하루 종일 수분크림을 바른 것 같은 촉촉함이 강점이라고 키엘 측은 밝혔다.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멕소릴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독소까지 정화해준다고 한다.

시세이도의 퍼펙트 UV 프로텍터 SPF 50+

‘아넷사 선크림’으로 유명한 시세이도의 신제품. 피부 표면의 미세한 굴곡과 주름에도 균일하게 발릴 수 있도록 ‘슈퍼베일-UV 360’ 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티오타우린과 로즈애플 잎 추출물 등을 함유해 피부 산화를 막아준다.

여기자의 별별 평가

김현진=랑콤은 일단 질감이 가볍고 촉촉하다. 몇 번의 개선작업을 거치며 백탁 현상이나 끈적거림이 거의 사라졌다. 자외선 차단제 특유의 독한 향이 아닌 향긋한 냄새라는 점도 맘에 든다.

키엘은 향이 거의 나지 않아 향에 민감한 사람들에 좋을 듯했다. 랑콤보다 조금 더 ‘리치한’ 질감이지만, 끈적거리거나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바를 때 질감은 랑콤과 비슷하나 몇 분 후 피부에 남는 느낌은 조금 끈적였다. 제품 패키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키엘과 랑콤은 제조원이 같았다. 두 브랜드 모두 로레알 그룹 소속으로 자외선 차단제는 특정 기업에서 만들기 때문인 듯했다.

시세이도는 두 제품 대비 질감이 가장 묽다. 액체에 가까워 피부에 빠르게 바를 수 있고, 그만큼 메이크업 밀림 현상도 덜했다. 로션 타입 자외선 차단제를 오랫동안 사용해 와 질감 자체가 좀 생경했지만 자주 덧바르기에는 플루이드(fluid·액상) 타입이 더 편할 듯했다.

김현수=키엘과 랑콤은 여러모로 비슷했고, 시세이도는 좀 특이했다. 키엘과 랑콤은 일단 향이 없고 순한 느낌의 흰색이다. 키엘이 좀 더 로션에 가깝고 랑콤은 로션과 메이크업 베이스를 섞은 느낌이었다. 피부에 닿았을 때 흡수력은 둘 다 빠르고 좋았다. 피부에 바르고 다독여주면 금방 말라서 바로 위에 파운데이션을 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향이 없어 순해 보이는 느낌도 좋았다. 두 제품은 상당히 비슷해서 취향과 성분에 따라 고르는 게 좋을 듯하다. 키엘은 파라벤과 오일 성분이 없어 예민한 피부에 좋을 것 같다.

시세이도 제품은 일반적인 선크림과 질감과 느낌이 달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상당히 ‘워터리(watery)’하다. 에센스나 젤 크림 질감이다. 흔들어서 쓰지 않으면 토너처럼 물만 나와 다소 놀라게 된다. 젤 크림 질감이라 피부에 바르면 끈적임이 있을 것 같지만 바르면 흡수력이 상당하다. 다소 유분감이 느껴지지만 피부가 촉촉해진 느낌이 든다.

염희진=매일 한쪽 뺨엔 키엘을, 다른 쪽엔 랑콤을 발랐다.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했다. 자외선 차단제의 ‘쌍둥이’라고 할까. 바를 때 촉감과 바르고 난 뒤 스미는 속도가 비슷했다. 바르자마자 피부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특성상 수분 크림을 바른 듯 촉촉해졌다. 다만 무취의 키엘과 달리 랑콤에서는 향수를 바른 듯한 진한 향기가 났다. 두 제품 모두 보습력이 뛰어난 반면, 화장을 하고 난 뒤 지우개 가루처럼 각질이 뭉치는 경우가 생겼다. 가격을 따진다면 랑콤보다 조금 싸면서도 성능은 비슷한 키엘을 선택할 것 같다.

반면 시세이도는 나머지 두 제품과 차이가 도드라졌다. 묽은 액상이라 충분히 흔들어줘야 했다. 유분이 있기 때문인지 바르고 난 후에도 피부 위에서 겉도는 느낌이었다. 스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의약품을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냄새가 아쉬웠다.

강유현=시세이도는 리퀴드(liquid) 타입이라 잘 스며들고 번들거림과 기름기가 없다. 처음 바를 땐 연고처럼 약간 역한 냄새가 나지만 나중에는 꽃비누 향이 잔향으로 남는다. 화장한 데 덧바르기에는 안 좋다. 물 타입이라 바르면 화장을 함께 지워내는 느낌이 든다.

키엘은 중간 정도 묽기로 유분감과 수분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무취라 남자들이 쓰기 괜찮을 듯하다. 피부가 민감한 남자친구는 축구 하러 나갈 때 키엘 제품을 바르면 피부 트러블이 안 생기고 피부도 안 탄다고 했다. 다만 키엘이 셋 중 가장 끈적였다.

랑콤은 질감이 가장 ‘크리미(creamy)’하다. 처음부터 랑콤 특유의 꽃향기가 강하게 나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세 가지 제품 중 순간 밀착력, 끈적이는 정도로 따지면 딱 중간이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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