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아침에 찍은 쉼표 한 점… 英 출신 케냐 사진전

  • Array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일본 홋카이도의 아침 풍경을 찍은 마이클 케냐의 ‘스터디6’. 공근혜 갤러리 제공
일본 홋카이도의 아침 풍경을 찍은 마이클 케냐의 ‘스터디6’. 공근혜 갤러리 제공
하루의 새 출발을 담은 흑백 사진들이 갤러리 벽면을 채우고 있다. 한결같이 공책보다 작은 사진들인데 울림이 깊다. 여백의 미를 살린 수묵화 혹은 미니멀리즘 회화처럼 보이는 사진에서 차가운 아침 공기의 맑고 상쾌함이 느껴진다.

영국 출신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59)의 ‘고요한 아침’전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 쉼표를 찍게 해준다. 그가 30여 년 동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세상의 경이로운 아침’이 숨쉴 수 있는 여유와 성찰의 시간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전시에 나온 52점은 현실 속 풍경을 담고 있으면서도 시적이고 회화적이다. 안개에 휩싸인 중국의 황산, 눈 쌓인 들판에 나무 울타리와 벤치가 절묘한 화음을 이루는 일본 홋카이도, 비탈진 산에 한그루 나무가 외롭게 서 있는 충북 단양의 풍경 등. 사진마다 적막한 아름다움, 꾸미지 않은 절제의 미학이 돋보인다.

2007년 강원 삼척의 솔섬을 사진에 담아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작가는 해마다 한국을 찾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에 맞춰 삶의 통찰을 담은 시인과 철학자의 문구를 곁들인 사진집도 발매됐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 3000원. 02-738-7776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