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도심서 즐기는 스파, 여기자 4인의 4색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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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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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심신 사르르… 한두 시간 동안 여왕이 된 듯한 이 기분
보들보들한 피부에 달콤한 향까지 선사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는 피곤하다. 강추위에도 포기하지 않은 하이힐과 스커트 때문에 무릎이 시리다. 당장 푸껫의 휴양지로 날아가고 싶지만 지난달 ‘지른’ 핸드백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따듯한 아랫목에 누워 피로를 풀자니 스타일이 살지 않는다. 차도녀에게는 좀 더 그럴듯한 보상이 필요하다

최근 시내 곳곳에는 각자의 개성을 내세운 스파가 즐비하다. 문제는 몇 시간에 수십만 원까지 호가하는 만만치 않은 가격. 하지만 서울시내에서 ‘여왕 대접’을 받으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위크엔드 3.0’의 여기자 4명은 도심 스파 4곳을 체험했다.

각자의 개성을 내세운 도심 속 스파 내부 전경. 위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퍼시픽스파’, 플라자호텔의 ‘플라자스파클럽’, 리츠칼튼서울 ‘떼마에 스파’. 각 사 제공
각자의 개성을 내세운 도심 속 스파 내부 전경. 위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퍼시픽스파’, 플라자호텔의 ‘플라자스파클럽’, 리츠칼튼서울 ‘떼마에 스파’. 각 사 제공
플라자호텔의 ‘플라자스파클럽’

김현진 기자=8일 오전 도심 속 스파에 대한 ‘로망’을 그대로 담은 듯한 플라자호텔의 플라자스파클럽에 들어서자 마자 갑자기 잠이 들 듯 긴장이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던 이 호텔의 메디컬 스파 프로그램에는 올 1월부터 피부과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이날 기자가 경험한 프로그램도 메디컬 스파의 일환으로 노화 방지를 위한 ‘파워 리프팅’이었다. 평소 기자는 건조한 실내환경에서 생활하고, 아기와 함께 자느라 숙면하지 못하는데다 정기적인 피부 관리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피부 미인이라면 호환, 마마보다 경계한다는 음주·야근을 일삼는 불량한 생활을 하면서도 내심 “아직은 젊지 않냐”고 생각했다.

이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평소 생활습관과 피부 상태를 진단한 뒤 양극성 고주파치료기인 ‘펜타’를 얼굴선을 따라 들이대던 최원우 원장이 “여기 오른쪽 턱선 쪽이 조금 늘어진 것 같다”고 말하는 순간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 전문가의 ‘확진’까지 받고 보니 진피 내 콜라겐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고주파 자극을 주느라 다소 따끔따끔하던 시술이 전혀 아프지 않게 느껴졌다.

이후 근육 이완에 도움을 주는 ‘스웨디시 마사지’가 진행됐다. 동네 작은 관리숍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우아한 테크닉을 구사하던 세러피스트는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많이 뭉쳐 있다”며 기자의 ‘우편향’ 생활습관을 족집게같이 집어냈다. 그러고 보니 기자는 가방도 주로 오른쪽 어깨에, 아기도 주로 오른쪽으로 안았다.

이 밖에도 이 메디컬 스파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발 관리 프로그램과 음주 후 회복을 돕기 위해 영양주사 요법이 병행되는 ‘알코올 디톡스’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는 100분짜리 프로그램을 70분으로 줄여 진행했는데도 5시간은 받은 듯 피부가 탄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퍼시픽스파’

김현수 기자=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별관 뷰티파크 2층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스파’를 찾았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 스파는 미국 뉴욕과 서울 명동점에 이어 세 번째로 생긴 브랜드 스파다.

이곳의 특징으로는 아모레퍼시픽 라인의 효능을 극대화한 스킨케어 노하우와 ‘제품의 근간이 되는 녹차를 바탕으로 한 관리 방법이 눈에 띈다. 그래서 이날 두 가지 특징을 결합한 프로그램인 ‘한라 그린티 힐링(120분)’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피부와 몸에 생기를 되찾아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옷을 갈아입고 가운을 입으면 일단 방 한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는다. 스파의 시작은 ‘그린 티 풋 배스’. 따뜻한 물에 녹차를 넣고 발을 씻어 준다. 발에서 시작해 발로 마무리되는 과정은 아모레퍼시픽 스파 프로그램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어 보디 리추얼(발과 무릎을 풀어주는 것), 그린티 등 스크럽, 등 트리트먼트가 이어졌다. 등 트리트먼트는 한마디로 등 마사지. 원하는 세기에 맞춰 어깨와 목, 허리 등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모이스처 바운드’ 라인으로 얼굴 관리가 시작됐다. 이때 배 위에 따뜻한 팩이 올라간다. 바로 독소를 빼준다는 해초 팩이다. 배가 따뜻해지니 몸에 따뜻한 온기가 돌면서 눈이 뜨이는 기분이었다.

얼굴 관리에서는 ‘모이스처 바운드 바이탈라이징 마스크’가 끌렸다. 원래 수면팩으로 나온 제품인데 15분 얼굴에 팩을 하고 있어도 수분감이 느껴졌다. 충동구매 본능을 일게 만든 제품이었다. 마스크를 하는 사이 깜빡 잠이 들었더니 금세 두 시간이 끝났다. 파우더룸에서 비비크림을 바르니 피부가 쏙쏙 잘 먹었다. 몸도 개운하고 피부도 보드라워지고. 휴양지라도 다녀온 기분이었다. 매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30만 원이다. 발 마사지 등만 선택하면 10만 원대의 프로그램도 있지만 화장품 회사의 스파인 만큼 이왕 하는 것 스킨케어를 겸하는 게 좋을 듯하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스파 G’

염희진 기자=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맥주 거품, 발효 우유, 레드와인 등으로 전신욕을 즐겼다고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기자는 클레오파트라가 아니었다. 먹고 마시기에 모자란 것을 피부에 ‘양보’할 수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스파 G’는 잠깐이나마 클레오파트라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기자는 9일 1시간 반 동안 ‘홍삼타임(RG타임) 프로그램’을 받았다. “홍삼액을 전신에 펴 바른 후 캡슐 형태의 기기에 누워 증기를 통해 누적된 독소를 빼내고 영양을 공급하는 게 특징”이라고 정관장 측은 설명했다. 홍삼액은 한국인삼공사에서 재배한 6년근으로 제조됐다.

캡슐 안으로 들어가니 직원이 200g 분량의 홍삼액을 몸 구석구석에 펴 발랐다. 15분간 캡슐 곳곳에서 나오는 증기를 쐤다. 온도는 대략 40도. 얼굴만 기계 밖으로 내민 채 알몸으로 캡슐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묘했다.

증기를 쐰 후 세러피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신에 홍삼액으로 만든 오일이 ‘투입’됐고 마사지가 시작됐다. 컨디션에 따라 강 중 약으로 세기를 선택할 수 있었다. 높은 굽의 부츠 때문에 근육이 뭉쳐있던 상태에서 마사지를 받으니 효과가 크게 느껴졌다. 다만 홍삼 냄새가 2∼3일간 은은하게 남아있을 거라는 직원의 설명과 달리 향이 오래가지 않았다. 스파 중간에 홍삼양갱, 홍삼차, 호두, 잣 등이 제공됐다.

정관장 스파 G는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캡슐존’을 비롯해 ‘풋 스파존’ ‘헤드 스파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홍삼액 팩을 전신에 도포하는 ‘홍삼뷰티(RG Beauty)’와 홍삼볼을 데워 근육을 이완하는 ‘홍삼볼(RG Ball)’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리츠칼튼서울 ‘테마에 스파’

강유현 기자=프랑스 스파 브랜드 ‘테마에 스파’는 지난해 말 아시아 1호점을 국내에 열었다. ‘테마에’는 ‘차 의식’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쓰는 모든 제품을 홍차, 화이트티, 녹차, 루이보스 등 4가지 유기농 차 성분으로 만들었고 인도 방식의 마사지가 의식처럼 진행된다는 의미다.
가장 큰 장점은 ‘디테일의 미학’. 기자가 들어가자 세러피스트가 몸을 데우라며 따뜻한 물수건과 메밀차를 건넸다. 이어 그는 사용할 제품들을 설명해줬다. 잠은 얼마나 잤는지, 특정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등도 체크했다. 음악을 선택할 수 있어 기자는 숲 소리가 나는 ‘티베탄 볼’을 골랐다. 마사지 시작과 끝엔 종을 쳐 알렸고 초반엔 숙면을 돕는 베개 미스트, 끝날 땐 잠을 깨우는 시트러스향 미스트를 뿌려줬다.

기자는 전신용으로 ‘아유르베딕 마사지’, 얼굴용으로 ‘인스턴트 글로 그린티 페이셜’을 선택했다. 아유르베딕은 빠른 손놀림으로 마찰열을 발생시키고 근육 마사지를 하는 게 특징이다. 날개뼈를 집중적으로 마사지해주는 스파는 가보지 못했는데 의외로 정말 시원했고 발도 꼼꼼히 풀어줬다. 그린티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각질을 제거해준다.

제품도 탐이 났다. 몸을 마사지할 땐 오일 대신 밤을 사용해 끈적이지 않아 바로 옷을 입어도 됐다. 피부가 보들보들하고 달콤한 향이 났다. 얼굴에 사용하는 오일도 끈적임이 없었다. 단점은 쌀쌀하다는 점. 중앙난방 방식이라 그렇단다. 스포츠 마사지 수준의 강한 마사지를 기대하는 이들에겐 약할 수 있다. 마사지는 1시간에 14만 원, 6만 원을 더 내면 30분을 추가할 수 있다.


정리=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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