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15cm, 그 아득한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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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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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씨 29일 하모니카 연주회

뮤직앤아트 제공
뮤직앤아트 제공
열 살 꼬마의 손에 놓인 외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인생의 길잡이가 됐다.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26·사진) 이야기다. 2009년 세계 하모니카 대회, 2011년 전 일본 하모니카 대회 트레몰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국내 대학 최초의 하모니카 전공자라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2007년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에 진학한 것도 하모니카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였다. 지금은 경희대와 서울예대 등에 하모니카 전공자가 7명이나 생겼지만 그때만 해도 “뭐 그런 걸 ‘전공씩이나’ 하느냐” “하모니카 연주자로 먹고살 수 있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오기가 생겼어요. 장난감같이 가벼운 악기로 여기는 이들도 많지만 15cm 하모니카도 깊게 파고들수록 어려운 악기거든요. 또 트레몰로, 크로매틱, 블루스 등 하모니카 종류마다 특성과 주법이 달라서 각기 다른 악기처럼 대해야 해요. 그래도 그런 친숙함이 관객에게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꼽는 하모니카의 매력은 작은 호흡에도 악기가 민감하게 반응해 연주자의 느낌과 기분을 고스란히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는 또 “연주할 때 얼굴을 반쯤 가려서 사람들이 더 잘생겨 보인다고 한다”며 웃었다.

외환위기로 집안이 어려워졌을 때, 암 투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는 하모니카를 불며 다시 일어섰다. 그는 “잘 부는 연주자보다는 쉬운 곡이라도 관객과 공감하는 연주자가 되려고 한다”고 했다.

그가 처음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29일 IBK챔버홀 무대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다. 소극장 공연은 많이 했지만 600석 규모의 중극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말 발매될 첫 정규앨범 ‘딤플’에 실린 자작곡부터 클래식, 탱고, 재즈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3만∼5만 원. 02-580-130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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