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채널A]보더콜리 환불?… “그럼, 양몰이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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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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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오후 7시 20분)

베키의 새끼들이 눈을 떴다. 이 강아지들도 곧 김성민 씨와 함께 푸른 잔디 위를 뛰어다니며 튼튼한 양몰이견으로 성장할 것이다. 채널A 제공
베키의 새끼들이 눈을 떴다. 이 강아지들도 곧 김성민 씨와 함께 푸른 잔디 위를 뛰어다니며 튼튼한 양몰이견으로 성장할 것이다. 채널A 제공
제주 양떼목장에서 다섯 마리의 양몰이견 보더콜리들과 사는 김성민 씨(25). 1년 전 문을 연 양떼목장이 자리를 잡을 무렵, 처음부터 김 씨 곁을 지켰던 베키는 8마리 강아지의 엄마가 됐다. 여기에 영국에서 온 보더콜리 도트가 새로운 가족으로 합류했다.

어엿한 대가족을 일군 ‘총각 아빠’ 김 씨는 보더콜리들을 위한 새 집을 짓는다. 나무를 깎아 만든 문패에 ‘넬’ ‘게리’ ‘엠버’ ‘조커’ ‘베키’ ‘도트’와 같은 이름을 하나씩 새긴다. 낯선 환경에 먹이도 외면하고 움츠렸던 도트도 “도트! 히어!(여기)”란 김 씨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리콜 훈련(주인이 부르면 돌아오는 훈련)에 익숙해졌다.

김 씨는 ‘보더콜리 파양’과 같은 소식만 들으면 울컥해진다. 자신의 첫 양몰이견이 된 베키 역시 다른 목장에서 파양당해 상처투성이가 된 모습으로 왔기 때문. “간혹 양몰이견을 분양받았는데 양을 못 몰면 환불되느냐는 전화를 받아요. 그러면 ‘양몰이 하지 마세요’라고 해요.”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맞추기를 강요하다 길들이기 힘들면 동물을 파양하는 사람들. 이들에게 김 씨는 “진정한 반려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제 진로(양떼목장) 결정에 일조를 한 것도, 그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다 친구들(양몰이견) 덕분이었어요.” 방송인 고영욱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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