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선 박사, 남은 인생 직지 홍보에 힘쓸거라셨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3시 00분


‘제2 고향’ 청주 기념사업 검토

‘직지 대모(代母)’ 박병선 박사의 타계 소식을 접한 충북 청주시가 슬픔에 잠겼다. 재프랑스 역사학자인 박 박사는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사진)이 탄생한 청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로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이다.

직지는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됐다. 직지 하권 마지막 장에 1377년 7월 청주목 교외의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지만 흥덕사는 오래전 소실돼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85년 운천지구 택지개발 과정에서 ‘서원부 흥덕사(書原府 興悳寺)’라고 새겨진 청동 쇠북(금구)이 발굴되면서 역사적 기록을 뒷받침했다.

청주시는 1999년 박 박사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고 훈장을 신청해 은관문화훈장을 안겼다. 특히 2009년 박사의 암 투병 소식이 알려지자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성금 모금 운동을 벌여 1억2000만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박 박사는 지난해 7월 청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은 인생을 직지 홍보를 위해 살고 싶다. 시간이 허락되면 한국의 금속작품, 금속문자 등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의 기록도 찾고 싶다”며 열정을 보였다. 청주시는 박 박사의 기념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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