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박예진 “차도녀 말고 건어물녀-무협녀도 이젠 당겨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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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r.아이돌’서 까칠 음반 프로듀서역

박예진은 영화 속 아이돌 ‘미스터 칠드런’의 닮은꼴로 전형적인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에서 M.net ‘슈퍼스타K 3’ 도전자 울라라 세션을 꼽았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박예진은 영화 속 아이돌 ‘미스터 칠드런’의 닮은꼴로 전형적인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에서 M.net ‘슈퍼스타K 3’ 도전자 울라라 세션을 꼽았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공개 연애? 힘들지 않아요. 집 앞에서 팬 여럿이 기다리는 톱스타도 아니고.”

예상이 빗나갔다. 배우 박예진(30)은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올해 3월 동료배우 박희순과의 교제 사실을 인정한 그는 “불편한 점은 없다”고 툭 잘라 말했다.

칼을 들고 담담히 회를 뜨던, SBS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패떴)의 털털한 ‘예진 아씨’ 모습 그대로다. 사진 촬영 도중 “보정 작업 꼭 해주실 거죠?”라고 부탁하는 애교까지도.

박예진은 1999년 ‘여고괴담2’로 데뷔했다. 조숙한 여고생 역이었다. 그 때문일까. 그는 주로 무거운 역할로 기억됐다. 최근작 ‘마이 프린세스’와 ‘발리에서 생긴 일’(2004년)에선 팜 파탈, ‘대조영’(2007년)에선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런 박예진이 3일 개봉한 ‘Mr.아이돌’에서는 까칠한 음반 프로듀서 오구주로 변신했다.

‘Mr. 아이돌’은 평범한 네 남자를 아이돌로 조련하는 프로듀서의 이야기다.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쓰는 ‘포커페이스’ 오구주는 표정도 없고, 속도 알 수가 없다. 콧소리를 뺀 목소리로 독설을 퍼붓는다.

“쉽지 않았어요. 캐릭터의 정적인 면을 살리되 지루하면 안 되잖아요. 실제 저와 오구주는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점은 닮았어요. 가끔 농담으로 툭툭 내뱉는데 그런 점들?”

어린 시절 박예진에게도 ‘Mr.아이돌’이 있었다.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이다. 그는 “초등학생 때 학교 근처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공연하러 왔었다. 몇 시간을 기다려 보고 집에 갔는데, 엄마에게 굉장히 혼났다”며 웃었다.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열여덟 살에 시작한 연예 활동은 쉽지 않았다. 그 시절을 떠올리는 박예진의 표정에 깊이가 생겼다.

그러더니 “그땐 정답을 알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이젠 요령도 생기고 당황하는 일도 줄었다.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남들에게 받는 상처는 아프다”고 했다.

그는 ‘Mr.아이돌’ 제작발표회 때 본 악플을 이야기했다.

“사진 기사에 ‘보톡스 맞았나 보네’라는 댓글이 달렸어요. 진짜 맞을 걸 그랬나 봐요. 조금씩 무뎌져 가요. 후배들도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방법도 같이 배우면 좋겠어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박예진에게 ‘패떴’ 고정 출연은 획기적인 선택이었다. 그는 1년 동안 맨손으로 닭을 잡고, 생선을 다듬었다. 신인 시절 한 감독에게 ‘웃는 얼굴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던 박예진이었다. ‘패떴’ 덕분에 차가운 이미지가 많이 녹아 내렸다. 들어오는 시나리오도 늘고, 역할의 폭도 넓어졌다.

“주로 똑똑하고 치열하게 사는 전문직 여성이었죠. 이젠 여유 있는 인물도 해보고 싶어요. 일상에선 어디 안 나가고 집에서 뒹구는 걸 좋아하는 ‘건어물녀’거든요. 멜로도 좋고, 무협도 좋아요.”

시간이 지나면 정말 못할 것 같다며 무협 와이어 액션에도 욕심을 보인다. 역시 겁 없는 ‘예진아씨’다.

“이번 영화 흥행 스코어요? 모르겠어요. 같이 한 배우, 스태프 모두 좋아서 잘됐으면 좋겠어요. 많이 보러 와주세요!(콧소리)”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김윤지 동아닷컴 기자 jayla30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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