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전’ 펴낸 영국 국제안보 전문가 권 다이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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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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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는 식량위기 직결, 핵전쟁 날 수도 있는 큰 문제”

‘기후대전’을 펴낸 국제 안보 전문가 권 다이어 씨는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대비해 자급자족률을 높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기후대전’을 펴낸 국제 안보 전문가 권 다이어 씨는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대비해 자급자족률을 높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기후 변화가 무서운 건 토지의 사막화로 식량 공급 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죠. 핵전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엄청난 문제입니다.”

영국의 국제 안보 전문가이자 군사 지정학 분석가인 권 다이어 씨(68)가 기후 변화를 세계 정치와 경제 안보적 측면에서 분석한 책 ‘기후대전’(김영사)을 냈다. 이 책은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훌쩍 높아졌을 때 각 대륙의 변화를 시나리오로 보여주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한다.

19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지금과 같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2040년 이후 지구의 기온은 4도 이상 높아져 위도가 낮은 나라들은 사막이 되고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 남유럽, 동남아시아, 인도, 중국 등이 모두 해당된다”고 말했다.

“남유럽 사람들은 북유럽으로, 중미 사람들은 북미로 이주하려고 하고, 북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이들을 막으려고 하겠지요. 인도와 파키스탄은 수원(水源)을 확보하기 위해 핵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는 “지금부터 화석연료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축적된 온실가스로 20여 년 후 1.5도 이상 상승은 피할 수 없다”며 “각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애는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것만이 엄청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책은 12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고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는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2042년 한국 시나리오’를 추가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위도가 높고 삼면이 바다여서 다행히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가격이 크게 오른 식량을 수입하는 데 외화의 상당 부분을 써야 하고, 북한 붕괴 후엔 난민마저 수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한국에 산다는 것은 기후 변화 측면에서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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