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고 난 뒤… 그 뒷모습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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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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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연극투어’ 인기몰이
참가 경쟁률 20대1 넘기도

서울연극센터가 2008년 3월부터 시작한 ‘대학로 연극투어’에 참여한 관객들이 24일 대학로를 대표하는 중견 연극배우 남명렬 씨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연극센터가 2008년 3월부터 시작한 ‘대학로 연극투어’에 참여한 관객들이 24일 대학로를 대표하는 중견 연극배우 남명렬 씨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24일 서울 대학로의 ‘대학로연습실’. 중견 연극배우 남명렬 씨가 어렵던 지난 시절을 40여 명의 청중 앞에서 풀어 놓고 있었다.

“고향인 대전에서 6년 동안 제약회사를 다녔는데 회사생활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목 끝까지 올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사표를 내고 퇴직금 모아 사업을 했는데 다 들어먹었죠. 대학 때 동아리로 연극반 활동을 즐겁게 했던 생각이 나서 배우를 하자고 35세에 무작정 상경을 했어요. 돈이 없어 주머니에 딱 600원밖에 없던 날도 있었고, 선배에게 무작정 전화해서 ‘묻지는 말고 돈 좀 빌려 달라’ 하며 버티기도 했죠.”

청중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지자 사회자인 배우 길해연 씨가 나섰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연극배우의 행복지수가 90%였고 다음 생에도 연극배우 하겠다는 사람이 99%였대요.” “와∼” 하는 감탄사와 함께 청중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연극센터가 2008년 3월부터 시작한 ‘대학로 연극투어’ 프로그램이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남명렬 배우와의 만남도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이 연극투어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공연장 백 스테이지 투어, 배우와의 만남, 공연 관람까지 5시간 정도의 일정으로 이뤄진다.

서울연극센터 홈페이지(www.e-stc.or.kr)를 통해 신청을 받아 매회 참가자 25쌍(50명)을 선정하는데 매회 1만 원으로 참가비가 저렴한 데다 내용도 알차다고 소문이 나 경쟁률이 높을 때는 20 대 1에 이른다.

이날 참가자 중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도 여럿 눈에 띄었다. 천안에서 온 이기연(46) 양영미 씨(43) 부부는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연기자가 되고 싶어 해서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연극하면 힘든 게 없는지도 들어보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에 감명받았다. 아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밀어줄 생각”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에 앞서 열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의 백 스테이지 투어에서는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의 조명과 음향, 무대를 담당하는 스태프들이 나와 참가자들에게 장비들의 특징과 실제 공연에서 각각의 장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설명했다.

배우와의 만남 이후에는 대학로의 ‘쇳대박물관’ 견학과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되는 연극 ‘더 라인’ 관람이 이어졌다.

대학생인 조카와 함께 대전에서 왔다는 이윤자 씨(38)는 “좋은 공연도 보고 배우도 만나는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참가를 권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며 “지금보다 참가 인원과 횟수를 늘려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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