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바다로 산으로… 떠나는 당신 ‘마음의 양식’은 챙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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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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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뿌듯한 하늘,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마음까지 착 가라앉는다. 하지만 이번 장마가 끝나면 ‘직장생활의 꽃’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된다. 휴가는 1년의 절반을 쉼 없이 달려온 우리의 심신을 온전히 비우고, 오롯이 채우는 시간. 재충전에는 독서만한 게 없다지만, 도대체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고 싶다’ ‘문학전집을 마스터하고 싶다’ 등 개개인마다 독서의 목표도 다르다. 교보문고, 예스24 북마스터들에게 자문해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휴가 때 읽을 만한 책들을 ‘독자 맞춤형’으로 골랐다.》

여름휴가, ‘독자 맞춤형’ 읽을 만한 책들
○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자녀교육서


‘내 조바심이 아이를 약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이번 휴가 때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마음을 살펴보자. 6월 셋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8위(한국출판인회의 제공)를 차지한 ‘아이의 자존감’(지식채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였던 ‘아이의 사생활’(지식채널)의 후속편으로 EBS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교육 방식으로 인한 문제점을 분석해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실천적인 육아방법을 제시한다.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한국경제신문사),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국일미디어),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21가지 말’(이너북스),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웅진리빙하우스),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걷는나무), ‘뇌를 살리는 부모 뇌를 망치는 부모’(예담프렌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 “여름밤 오싹함을 느끼고 싶다”…장르소설 및 미스터리 교양물

선혈이 낭자한 공포 영화보다 등줄기에 서늘한 땀 한 방울을 맺히게 하는 장르소설이 열대야를 식히는 데 더 좋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가장 인기를 끈 작품은 ‘죽음본능’(현대문학). 1920년 9월 30여 명이 죽고 400여 명이 부상한 ‘월가 폭탄 테러 사건’을 토대로 했다. 폭발에 이은 납치 사건과 테러 현장에서 사라진 한 남자의 시체, 테러를 예언한 미치광이 등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면인 죽음의 본능을 파헤쳤다. 추리소설인 ‘수상한 라트비아인’(열린책들), ‘마리아비틀’(21세기북스)도 독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재 5편까지 나온 ‘한국공포문학단편선’(황금가지) 시리즈는 탄탄한 필력을 갖춘 국내 공포문학 작가들이 오랜 기간 공들여 쓴 다양한 장르의 공포소설을 모아놓은 단편모음집. 한국형 공포소설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좀비물의 효시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나는 전설이다’(황금가지)도 추천할 만하다.

오싹함은 소설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게 아니다. ‘세기의 음모론’(시그마북스), ‘세계 역사 속의 49가지 미스터리’(집사재), ‘음모론 스페셜 에디션’(이마고) 등 역사적 미스터리나 감춰진 진실을 다룬 인문교양서도 읽어볼 만하다.

○ “산과 바다에서도 책과 함께”… 인문교양서 및 에세이

여행지에서 진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 평상에 배 깔고 누워 수박 한 입 베어 물고 책을 읽는 건 어떨까. 책을 읽으며 긴장감을 느끼기보단 좋은 사진과 그림 등을 보며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게 포인트.

하버드대에서 성인발달연구를 40년 이상 해온 저자가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를 탐구한 책 ‘행복의 완성’(흐름출판), 우리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아온 송기엽 작가와 국립수목원에서 우리 식물을 보존, 연구하는 이유미 박사가 펴낸 책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진선북스),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여행 에세이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오픈하우스), 미술 평론가 손철주 씨가 산수화 화훼도 인물화 풍속화 등을 망라해 우리 옛 그림 68편을 꼽은 에세이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현암사), 김선우 시인의 신작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청림출판)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 “투자의 고수가 되겠다”…경제경영 및 재테크도서

휴가철을 이용해 비즈니스에 대한 시야를 넓혀보고 싶다면 경제경영 또는 재테크 서적을 읽는 것도 좋다. 경제경영서 중에는 ‘하버드 경제학’(에쎄)이 추천 1순위로 꼽힌다.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연구원인 저자 천진이 2008∼2009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을 직접 듣고 정리한 기록이다. 국제 경제학의 주요 이론, 글로벌 경제위기나 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 등 각 이슈에 대한 하버드 석학들의 제각기 다른 분석과 진단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최고 명문가인 메디치 가문의 성공 원칙과 통치의 비밀을 분석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21세기북스), 하버드 경영대학원 첫 한국인 종신교수인 문영미 교수의 저서로 혁신적인 기업들의 ‘다른’ 아이디어가 어떻게 ‘다른’ 세상을 만드는지를 설명한 ‘디퍼런트’(살림), 피터 드러커의 기업경영 지침을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의 시선에서 설득력 있게 전달한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동아일보사)도 올해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다. 재테크 도서로는 ‘부자통장’(청림출판),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길벗) 등이 추천할 만하다.

○ “시공을 초월한 인생의 지혜 담은 ‘고전’을 마스터하겠다”…고전 및 전집

누구나 들어봄 직한 필독 고전 시리즈. 하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언제 날 잡아 한 번에 읽겠어’라고 생각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여름휴가 때 완독의 성취감과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삼국지를 안 읽었다면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이문열의 ‘삼국지 세트’(민음사)에 도전한다. 완역된 고전의 묘미를 알고 싶다면 그리스 로마 고전 번역 전문가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의 대표작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세트’(숲)를 읽어보자. 실제로 이 세트는 1만 부 이상 팔렸다. 최근 인기를 끄는 동양 고전인 ‘손자병법’(글항아리)과 ‘논어’(홍익출판사), ‘사기열전’(민음사)과 서양 고전 ‘국가’(서광사), ‘군주론’(까치) 등도 읽기에 적당하다.

○ “어학 업그레이드의 시기로 삼겠다”… 어학서

아직 만족할 만한 어학 성적표가 없다면, 또는 언제 어디서나 외국어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올여름 휴가를 어학 업그레이드의 시기로 삼아보자. 어학 관련 서적들은 많지만 역시 휴가철에는 재미있게 읽히면서 외국어 공부와 그 나라의 문화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들이 좋다.

‘English Restart REAL Talking’(뉴런), ‘척 보고 척 말하는 여행영어’(YBM 시사), ‘뉴욕의사의 STORY 영단어’(은행나무), ‘손가락 여행 일본어’(시공사), ‘에세이로 다시 시작하는 일본어’(주영사), ‘판타스틱 중국백서’(와이즈), ‘국가대표 스페인어 완전 첫걸음’(북커스 베르겐) 등이 어학 분야 추천도서로 꼽혔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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