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으로 확장된 드로잉의 깊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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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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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갤러리 ‘한 획’ 전
伊 오마르 갈리아니 서울전

앤서니곰리의드로잉.학고재갤러리제공(왼쪽), 오마르갈리아니의드로잉.서울대미술관제공
앤서니곰리의드로잉.학고재갤러리제공(왼쪽), 오마르갈리아니의드로잉.서울대미술관제공
예술가들의 진솔한 내면을 표현하는 드로잉은 작품을 위한 연습이자 그 자체로 완결된 작품이란 점에서 날로 주목받고 있다. 드로잉의 깊은 멋,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가 기획한 ‘한 획’전과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화가 오마르 갈리아니 씨(57)의 ‘서울의 혼’전.

8월 21일까지 열리는 ‘한 획’전은 “한 획이란 존재의 샘이요 모습의 뿌리다”라고 말한 청나라 화가 석도의 ‘일획론’을 바탕으로 구성한 전시다. 모든 그림의 시작은 한 획이며 이를 알게 되면 그림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는 석도의 화론을 바탕으로 리처드 세라, 앤서니 곰리, 애니시 카푸어, 사이먼 한타이 등과 이우환 김호득 서용선 정현 씨 등 국내외 작가 15인의 드로잉 및 회화 38점을 모았다.

화면 중심에 자리한 굵은 붓자국에서 힘찬 에너지가 분출하는 듯한 곰리의 드로잉을 비롯해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먹물을 묻혀 움직이는 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김태호 씨, 철판 위의 녹슨 흔적으로 현대적 문인화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 정현 씨, 파스텔로 자유롭고 경쾌한 선 드로잉 연작을 선보인 윤향란 씨 등. 각기 표현방식과 결과물은 다르지만 작가의 마음가짐이 날것 그대로 스며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02-720-1524

서울대미술관이 8월 28일까지 마련한 이탈리아 중견화가 갈리아니 씨의 전시는 소품 드로잉 연작으로 구성된 ‘45개 밤에 대한 회화’를 비롯해 나무판에 목탄으로 그린 4m 크기의 대작 회화 등 11점을 선보인다. 1980년대 베니스 비엔날레에 세 차례 참여하는 등 유럽과 미국, 중국과 일본 등에서 활동해온 작가지만 한국에선 처음 열리는 전시다. 오진이 학예사는 “갈리아니 씨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를 정점으로 피어난 이탈리아 드로잉의 전통을 현대에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해부학 교재인 양 치아와 갈비뼈 등 신체의 일부를 거대하게 표현한 작품, 여성의 신비한 이미지와 구두 및 장미꽃 등을 대비시킨 작품 등. 뛰어난 테크닉으로 재현한 사실적 이미지가 한데 겹쳐지면서 관능적이면서도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02-880-950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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