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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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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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 6년 뒤 복자 추대, 최단기록
전세계 신자 100만명 로마 몰릴듯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5월 1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시복(諡福)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자료에 따르면 시복식은 30일 전야 기도회를 시작으로 5월 1일 시복미사, 2일 감사미사 순으로 진행된다. 시복미사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주례로 봉헌된다.

교황청은 요한 바오로 2세의 피가 시복식에서 앰풀에 담긴 채 공개된다고 밝혔다. 이 혈액은 자가 수혈에 대비해 채혈된 것으로 항응고제 덕분에 액체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에 앞서 교황청은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직후 시복시성 절차를 시작했으며 올 1월 요한 바오로 2세의 복자 추대를 승인했다. 선종 6년 만의 시복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사례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가톨릭에서 시복과 이후 성인으로 추대하는 시성(諡聖)을 위해서는 선종 후 대개 5년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를 면제했다.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재임 중 테레사 수녀의 시복 절차를 단기간에 진행시켜 사후 6년 만인 2003년 시복식이 거행됐다.

복자로 추대되기 위해서는 생애에 대한 조사 외에도 기적 심사가 필요한데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프랑스 수녀를 치료한 행위를 기적으로 인정받았다.

가톨릭에서 복자로 추대되면 지역의 제한이 없는 성인과 달리 그가 활동했던 지역에서 축일을 지낼 수 있고 공식 기도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의 축일은 교황 즉위 기념일인 10월 22일로 정해졌다.

이번 시복식에는 국내에서 한국 순례단이 참석하는 것을 비롯해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이 로마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모국인 폴란드에서는 자국에서만 수십만 명의 신자가 시복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78년 455년 만에 처음으로 비(非)이탈리아계 교황으로 선출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으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1984년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 103위 순교자 시성식을 거행했고 1989년에는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위해 방한했다.

이번 시복식은 평화방송 TV가 한국 시간으로 1일 오후 5시부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시복시성(諡福諡聖)::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한 뒤 공적인 공경을 바칠 수 있도록 복자(福者)나 성인으로 추대하는 것. 대개 5년의 유예 기간 뒤 생애와 저술, 연설에 대한 검토, 기적 심사 등을 거쳐 복자로 추대한 뒤 추가 심사를 통해 성인으로 추대한다. 순교자는 목숨을 버리는 순교를 기적으로 여겨 기적 요건이 면제된다. 후보자가 복자나 성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조사하는 이른바 ‘악마의 변호인’이 등장할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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